李대통령 G7 참석에 "개인 홍보장 우려" vs "민주주의 회복 보여줄 것"[오목조목]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통화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통화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외교 데뷔전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으로 멈춰섰던 외교를 복원할 시작점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가운데, 여야는 외교 성과를 기대하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16~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1박 3일 일정으로 참석한다. 이번 G7 회의에는 회원국 외에도 한국과 호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등 총 7개국 정상이 초청받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브리핑에서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국제무대"라며 "지난 6개월여간 멈춰 있던 정상외교의 공백 상태를 해소하고, 정상외교의 복원을, 재가동을 알리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첫 해외 방문 일정에서 관세로 압박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비롯해 일본 등 각 국가 정상과의 회담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미국 및 일본과의 양자 회담은 조율 중이며,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는 참석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통령의 외교 데뷔 무대인 G7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순방이 국제 외교 무대의 화려한 데뷔나 개인적 치적 홍보의 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 대통령은 이번 G7, 한미 한일 등 양자 회담을 통해 동맹 신뢰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발언에 대한 어설픈 변명이 아니라, 한미동맹이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며, 한미일 3자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과 대만이 싸우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의 위험한 현실 인식, '세셰' 한마디로 대표되는 굴욕적 대중관으로는 이 거대한 파도를 헤쳐나갈 수 없다. 어설픈 줄타기 외교나 모호한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며 "단순한 '보여주기' 외교가 아닌, 국민 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도 16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이번 정상외교 데뷔전을 두고 "6개월 동안 정상외교를 못 한 대한민국이 정상외교 복귀전을 하는데,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좀 신전을 기해야 한다"며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와 정상 차원 상견례를 해서 신뢰 관계를 구축할 기회"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외계인 침공 이런 얘기처럼 국제사회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발언들을 G7에 간 걸 계기로 해서 확실히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인 지난 5월 29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참전 여부를 묻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려 할 때 그 답을 생각해 보겠다"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2차 태스크포스(TF)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G7뿐 아니라 나토 정상회의에도 반드시 참석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의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처음 참석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참석했다.
 
나경원 의원은 "곧이어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도 반드시 참석해 자유·민주·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일관되게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 의원도 "나토에는 원전을 수출하게 된 체코, 방산을 수출하는 폴란드 등이 있다"며 "이런 나라와 조기에 관계를 맺고, 시장도 개척하고, 관계도 강화할 기회"라고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우려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이 불법 계엄을 겪고도 민주주의를 회복했음을 알릴 기회라는 입장이다.
 
신임 원내 운영 수석부대표를 맡게 된 문진석 의원은 16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번 G7 참석은 대한민국이 비상계엄을 신속하게 극복하고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보여줄 중요한 외교 무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AI 에너지 연계를 주제로 발언할 예정인데,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외국 기업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가져올 성과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G7 정상들과 세계시민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민주주의 수호와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존경한다"며 "총칼 한번 사용치 않고 평화적으로 수습한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과 도도처처에서 나타나는 대통령의 민주주의 리더십을 그분들은 잘 알고 있고 존경한다. 그분들과 만남이 성공이고 국익"이라고 밝혔다.
 
이번 G7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유예기간을 연장하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 관세를 7월 8일까지 유예했다.
 
조기연 민주당 의원은 YTN '뉴스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치러진 선거이고 인수위를 통한 국정 준비 기간이 부족하긴 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미 대미·대일 외교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한미 통상 현안과 관련된 정상회담이 이뤄지더라도 충분히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서 이후에 통상 협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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