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는 광양만 오폐수 유출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사고 이전부터 오폐수가 유출됐을 가능성과 붕괴책임 등에 대해 이틀에 걸쳐 집중보도한다.(편집자 주)
사고 결과 약 300m 정도의 제방도로가 바다 방향으로 4m 가량 밀려났으며, 제방 안쪽의 각종 오폐수와 제방과 맞닿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침출수가 인근 광양만으로 흘러나와 지역 생태계가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됐다.
◈제방 아래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석회동굴(?)
그런데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붕괴된 제방 내부를 소형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제방 아래에 석회동굴로 추정되는 거대한 동굴이 자리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폐수를 가둬두기 위해 만든 제방 아래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촬영 사진을 살펴보면, 석회종유석으로 보이는 광물질이 동굴 천정에 매달려 있으며, 그 아래로는 물이 흐르고 있다.
순천대 사진예술학과 손영호 교수는 "렌즈특성을 고려할 때, 이 동굴의 직경이 40cm에서 1m 정도로 보인다"며 "동굴의 길이도 최소 10m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화학반응 형성동굴일 가능성 높아
슬래그시멘트의 주성분은 산화칼슘(CaO)으로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물과 닿게 되면 화학반응을 거쳐 천천히 녹아내릴 수 있다.
이는 석회동굴의 생성과정과도 일부 유사한 것으로 제방 아래 슬래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동호안 안쪽의 담수에 의해 천천히 녹아내렸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때문에 제방에 생긴 동굴로 제방이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동굴을 통해 오래 전부터 동호안의 오폐수가 흘러나왔을 의혹마저 제기된다.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김장호 교수는 "슬래그가 완전히 굳기 전에 물에 닿게 되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동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와 어민들 ''오래 전부터 오폐수 유출된 증거'' 주장
김영현 광양어민회 회장은 "석회동굴을 통해 수년간 동호안의 오폐수가 유출됐다는 의미"라며 "그런데도 광양제철소 측은 그동안 물이 새어나가지 않는다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그동안 동호안 바깥 광양만에서 물고기와 조개들이 계속 죽어왔다"며 "어민들이 고기를 잡지 못해 여수나 남해 앞바다까지 나가야 해 출항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생존권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