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마감 1시간 앞두고도 꾸준히 이어진 광주 투표 '열기'

본투표 당일 광주 곳곳서 소동도

광주 남구 봉선2동 제3투표소가 마련된 유안초등학교에서 3일 오후 3시쯤 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아름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후에도 광주지역 투표소 곳곳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 남구 봉선2동 제3투표소가 마련된 유안초등학교에는 오후 3시가 지난 시간임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 보행기를 밀며 투표소를 찾은 노년층 유권자까지 다양했다.

투표소를 찾은 대학생들은 후보들의 공약과 정치인으로서의 지난 행적들을 고려해 투표를 마쳤다고 말했다.

대학교 4학년 재학 중인 정안나(27)씨는 "후보들이 여태 정치인으로서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 먼저 살폈다"면서 "정치 경험이 없던 윤 대통령과 달리 다음 대통령은 '행정 경험치'가 높은 사람이길 바란다"고 했다. 덧붙여 정씨는 "너무 집단 사이를 가르지 않고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들어 줄 대통령을 원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간호학과 1학년인 곽모(24)씨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이 제 생각과 일치하는 후보를 고르는 것이 첫 번째 기준이었다"고 밝히면서 "다음 정부에선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의료계 정상화도 얼른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투표를 마친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모(46)씨는 "사전투표 기간에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투표를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조금 나아져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지도자를 뽑고 나오는 길"이라며 "물질 만능 주의 세태에서 벗어나 다함께 어우러지는 사회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3일 오후 6시쯤 광주 서구 금호2동 제5투표소 내부로 유권자가 들어가고 있다. 한아름 기자

오후 6시쯤 찾아간 광주 서구 금호2동 제5투표소에서는 가족 단위의 유권자들이 많았다.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조정탁·함유정(41)씨 부부는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좀 더 살만하게 만들어 줄 후보를 뽑았다"며 "지역 경제가 나아지고 지역 출산율도 높아지길 원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조씨는 투표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생생한 민주주의 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금호동에 거주하는 김병욱(37)·김수리(34) 부부도 딸의 손을 꼭 잡고 투표소를 나서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나라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투표가 진행된 이날 광주 곳곳 투표소에서 크고 작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15분쯤 광주 동구 지산1동 투표소에서는 60대 주민 A씨가 '기표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찢었다.

오전 9시 15분쯤 동구 산수2동 투표소에서도 60대 주민 B씨가 같은 이유로 투표지를 찢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선관위는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행정·형사 처분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에는 치매 증상이 있는 80대 북구 주민 C씨가 자신이 사전 투표한 사실을 잊은 채 북구의 한 투표장을 찾았다가 출입을 제한당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지병으로 투표 상황을 알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선거법 위반 사례는 아니라고 봤다.

앞서 지난 29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투표율 56.50%, 광주는 52.12%로 역대 대선 사전투표율을 갈아치우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광주·전남 투표소 1163곳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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