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영국 보다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등 최근 몇년간 양국간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3개월 연속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9조 495억달러(약 1경 2674조원)로 집계됐다. 다만, 중국의 보유량은 7654억달러(약 1072조원)로 전달보다 189억달러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순위는 일본(1조 1308억달러)과 영국(약 7793억달러)에 이어 3위로 내려 앉았다. 중국의 순위가 영국 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 200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지난 2013년 11월 1조 3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는 미국에 대한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은 또 다른 경고음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고율관세를 부과하자 미 국채 시장이 출렁였으며, 이는 중국이 미 국채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브래드 세터 미국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눈에 보이는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단축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지난 6주간 중국의 비축량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야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가 미중 무역 전쟁에 대응해 중국이 국채 자산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도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