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미국에서 화장품 수출국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통상 압박 등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겹쳐 연내 '미국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는 CJ올리브영의 어깨도 따라 무겁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현지화 전략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을 때, K뷰티의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韓, 제1뷰티시장 美서 프랑스 제치고 1등
뷰티 산업 시장 1등 미국에서 올린 쾌거였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전통적인 뷰티 강국을 넘어선 성과로, K뷰티가 글로벌 트렌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화장품에 기본관세 10% 부과, 여기에 추가 25% 상호관세 유예 적용까지 예고하면서 가격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 강점을 가진 국내 브랜드들은 가격 전가가 어려워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美 1위 얼타뷰티와 3위 세포라 사이 틈새 노려야
올리브영의 미국 진출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미국 시장에는 K뷰티를 중심으로 한 트렌디 큐레이션 매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점유율 약 26%로 미국 내 뷰티 리테일 1위인 얼타뷰티(Ulta Beauty)가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지만, 다채로운 K뷰티 콘텐츠와 트렌드 중심 상품은 제한적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 11.3%의 세포라(Sephora)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어 올리브영의 대중성과는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 결국 올리브영이 미국에서 K뷰티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중저가~미드레인지(중간)의 고기능성 스킨케어, 선크림, 비건·클린 뷰티, 셀프케어 도구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면, 얼타뷰티와 세포라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K팝 인기 활용하는 노력도 계속
올리브영은 이번 케이콘을 통해 입점 브랜드에 글로벌 진출 노하우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K슈퍼루키위드영 시범 사업 기업 중 참여를 원하는 14개사 관계자들이 케이콘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 반응을 살필 수 있도록 항공과 숙박비 등도 지원했다. 케이콘은 오는 8월 미국 LA에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간다.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 우리 정부와 K뷰티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 혁신 매장에서 K뷰티 중소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관세 대응 자문단 구성, 글로벌 마케팅 등 전방위적 지원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장관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의 흐름이 K뷰티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적신호가 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1위를 굳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K뷰티가 중소기업 성장과 국가 수출의 주역이 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