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에 사는 초등학생 4학년 정모(10)군은 학교에서 매일 정규 수업이 끝나면 점심 식사 후 돌봄센터를 습관처럼 찾는다. 정군은 "시설도 좋고 선생님도 친절해서 좋다"며 웃으며 말했다.
정군이 방과후 찾는 이곳은 지역 맞춤형 돌봄센터인 '아이빛터'다. 남해군과 경남교육청이 협력해 만든 곳으로 8일 공식 개원했다. 이미 한달 전쯤부터 시범 운영을 하고 있던 터라 정군처럼 돌봄 학생들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분위기였다.
이곳 아이빛터는 해양초와 남해초 등 2곳의 초등생 1~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삼고 해양초 일부를 리모델링해 건립됐다. 돌봄도 하고 방과후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전체 100명 수용 인원 중 이날 기준 80여 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현장에는 이 같은 학생들만 보이는 게 아니라 돌봄전담사와 외부 강사, 안전도우미 등의 존재도 눈에 띄었다.
이곳 돌봄전담사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돌봄 대상 학생들을 전체적으로 케어한다. 단순히 한 교실에 몰아두는 게 아니라 시간에 따라 방과후 프로그램에 투입시키는 등 인도하며 '감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의 한 돌봄전담사는 "자유 놀이와 전체적인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안전도우미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학생들이 프로그램 장소를 헤매거나 할 때 장소를 찾아주는 등 시설을 이용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외부 강사의 창의미술 프로그램을 들은 초등생 1학년 조모(7)양은 "색칠 공부도 하고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케어하는 데 이처럼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학생들은 아이빛터 운영 시간인 저녁 8시까지 남아 있다가 학부모와 함께 귀가하거나 중간에 피아노나 태권도 등 학원 시간에 맞춰 떠나면 됐다. 시간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학부모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측면이 있어 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돌봄 대상이 80여 명에 달하는 데 반해 보건교사가 아예 없어 활동량이 많은 학생들이 다치는 상황 등에 대한 대비가 다소 부족해 보였다. 식사 문제도 저녁에는 학교 급식소가 운영되지 않아 외부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 해 개선 여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건교사와 관련해 "일단 구급약 등으로 응급조치를 하고 병원을 가야할 경우에는 보호자에게 연락하기로 했는데 보건교사를 계속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고, 저녁 급식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괜찮은 업체와 계약을 했는데 식사에 대한 학부모 민원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