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는 2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시에 조성된 독립유공자 홍범도 장군·계봉우 지사 묘역 기념공원의 관리와 활성화를 위해 현지 지방정부 및 고려인협회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최근 광복 8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에 출장단을 파견해 현지 관계자들과 두 차례 면담을 갖고 2023년 11월 개원한 해당 기념공원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보훈부는 홍범도 거리 안내판 추가 설치를 비롯해 기념공원의 유지 관리를 위한 크즐오르다 시의 지원을 요청했고, 시 당국은 기념공원이 현지 고려인과 시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보훈부는 아울러 크즐오르다에서 계봉우 지사의 손녀인 계 류드밀라 씨를 비롯한 고려인 후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공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상시 인력 지원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 등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보훈부는 또 크즐오르다 국립대학을 방문해 다음달 말 예정된 '2025년 국외 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에 현지 고려인 후손 대학생들도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국내 대학생들과의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크즐오르다 방문에 앞서 알마티를 찾은 보훈부는 황운정 지사(2005년 애족장)의 자녀인 황마이 씨, 민긍호 지사(1962년 대통령장)의 후손인 김 타티아나 씨 등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 차원의 감사를 전했다.
이 같은 보훈부의 조치와 달리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2023년 교내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철거하려다 거센 반대여론에 부딪혔지만 아직까지 가부 간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크즐오르다는 구소련 시절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의 첫 기착지로서 홍범도 장군이 1943년 생을 마치고 묻힌 곳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2021년 현지 고려인들을 설득해 장군의 유해를 고국에 봉환했지만, 2년 뒤 육사의 흉상 이전·철거 추진이 문제가 되면서 현지 동포들은 강한 배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