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배터리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애경케미칼이 ESS 시장 공략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음극재용 하드카본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 ESS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 보다 구하기 쉬운 나트륨을 주원료로 쓰는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배터리의 크기가 다소 커지지만, ESS의 경우 통상 메인 발전의 잉여 전력 저장 및 출력 보조를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간 활용에 자유롭다는 게 애경케미칼 측 설명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BNEF는 향후 SIB와 같은 장주기 에너지저장 기술의 보급 확산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애경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을 개발한 뒤 기술과 제품 성능을 꾸준히 향상시켰다. 2022년부터 SIB 음극재용 고성능 하드카본 개발을 위한 별도 연구 조직을 신설해 원가 절감을 위한 새 원료 개발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바이오매스 기반 고성능 하드카본을 선보였다. 애경케미칼은 향후 고성능 하드카본의 방전 용량을 320㎃h/g, 효율을 9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애경케미칼은 이차전지 시장 변화에 발맞춰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정부 주관 SIB 상용화를 위한 국책 과제에 참여해 기술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지난 3월 HC(하드카본)프로젝트추진실을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전환해 제품 개발과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주요국들이 ESS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설치 의무화,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이라며 "특히 당사의 하드카본 음극소재가 SIB 효율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만큼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애경케미칼은 고용량, 고효율 하드카본을 생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균일하고 안정된 성능의 제품을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체계까지 구축했다"며 "국내외 여러 업체의 성능평가에서 우수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현재 다수의 업체와 사업을 논의해 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