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분별한 철거·재건이 아닌 '사람' 중심의 노후도시 재정비를 위한 경기 수원특례시의 집수리 지원사업이 큰 호응을 이끌고 있다.
3일 수원시에 따르면 민선 8기 '수원시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 중 하나인 수원형 저층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 '새빛하우스' 신청 건수가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올해 새빛하우스 사업에 참여 신청을 한 가구는 2967호다. 권선구가 1230호로 가장 많고, 장안구 861호, 팔달구 592호, 영통구 284호다.
지난해 전체 신청 가구는 2268호였다.
시는 신청 주택을 대상으로 정량평가(서류), 현장 평가 후 다음 달 14일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점검 항목은 적정성·공사비 단가·물량 등이다. 공사는 오는 10월까지 진행한다.
수원에 주민등록 된 독립 유공자가 신청하면 우선 선정되도록 가점을 부여하는데, 이번엔 독립유공자 9가구가 신청했다.
새빛하우스 지원사업은 집수리지원구역 내 노후화된 저층주택의 집수리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사용승인일로부터 20년 이상 지난 4층 이하 주택(단독·다세대·연립)이다. 총 공사비의 90% 이내에서 최대 1200만 원(자부담 10%)을 지원한다. 올해 예산은 58억 원이다.
주요 공사내용은 △접지·노후 배선설비교체 공사를 포함한 전기공사 신설 △방수·단열·창호·설비·외벽공사 등 성능 개선을 위한 집수리 공사 △담장 철거, 담장 균열보수, 대문 교체, 쉼터·화단 조성 등 외부 경관개선공사 △침수·화재 등 재해방지시설 설치 공사 등이다.
지난 2023년 10월 첫 집수리를 마친 수원 새빛하우스는 지금까지 모두 1096호에 대한 지원을 마쳤다. 내년까지 누적 3천 호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사업은 도시계획·설계 베테랑 출신인 이재준 수원시장의 노후화된 지역 재생 방향에 대한 공약과 철학을 담아낸 프로젝트다.
대대적인 재건축 등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기존 거주민들의 생활과 마을 환경, 지역경제 체계 등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동시에 노후도심의 주거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삭막한 도시 개발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행정으로 읽힌다.
이재준 시장은 수십년 공공과 민간 분야에서 도시계획 업무를 맡아 온 설계 전문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도시설계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국토균형발전 계획과 세종혁신도시, 마곡신도시, 노량진뉴타운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한편 수원시는 재정비, 재건축 사업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개발 방향과 세부 사업 내용 등을 시에 제안하는 '상향식' 방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