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의 '법조공화국'은 한국 사회의 법조계가 어떻게 권력화되었는지를 역사적, 구조적, 문화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한 사회비평서다.
저자는 단지 법조계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정치적·제도적 영향력에 주목한다. '전관예우', '정치검찰', '법조 카르텔'과 같은 법조계 고질적 관행들이 사법의 중립성과 신뢰를 훼손해온 과정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판·검사 출신 인사들이 정치, 행정, 기업, 언론 등 다양한 권력 지대로 진출하면서 형성된 '법조 엘리트 지배 구조'는 저자의 주요 비판 대상이다. 이는 사법부가 민주주의의 견제자라기보다는 권력 기득권의 일부로 기능하게 되는 현상을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사법제도의 문제를 단순히 법조인의 윤리나 전문성 부족으로 환원하지 않고, 이를 가능케 한 사회문화적 조건과 국민의 인식 수준까지 함께 성찰한다는 점에서 본서는 구조적 비평서로서의 설득력을 갖춘다.
또한 저자는 '사법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법률전문가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조계가 진정한 공공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법적 전문성과 시민 참여의 균형, 사법적 판단의 투명성 제고, 그리고 엘리트 중심 통치 구조에 대한 민주적 견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16쪽
박세열의 '윤석열과 그 공범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정치적 사건들을 중심으로 권력의 작동 방식과 민주주의의 현재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정치부 현직 기자인 저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그 주변 권력 핵심 인물들의 언행과 정책, 그리고 이에 동조하거나 침묵한 세력들을 '공범'이라는 개념으로 묶어 서술한다. 이는 형사적 개념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과 연대의 관점에서 해석된다.
책은 '12.3 계엄령', 검찰 권력의 과도한 개입, 언론 장악 논란, 정치적 사법화 등 최근 한국 정치의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비판적 시선을 제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현재의 정권 운영 방식이 헌정 질서와 권력 분립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되묻게 한다.
특히 이 책은 단순한 정권 비판서에 그치지 않고, 언론인 출신 저자의 분석력과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정치 권력과 시민 사회의 균형, 언론 자유, 법치주의 등의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성찰하는 데 무게를 둔다.
'윤석열과 그 공범들'은 특정 정치 성향을 넘어서,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권력 구조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는 시도이기도 하다.
박세열 지음 | 모비딕북스 | 2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