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순응하는 학생을 키우기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어야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2025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개원식 콘파런스에 축사자로 참석해 "한국이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하려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하지만 현재의 입시 중심 교육시스템으로는 청년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입제도의 개편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부모님의 말씀을 잘 따르고 주어진 요구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학생을 키우기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대학입시제도가 바뀌기를 절실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출생 문제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작년 12월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로 심각한 저출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저출생 등의 인구 문제가 수도권 집중과 과열된 교육 경쟁, 청년층의 고용·주거·양육 불안, 경직된 노동시장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구조적 문제의 결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문제는 단 하나의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만병통치약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단기적인 어려움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 지난해 수준의 합계출산율이 이어질 경우, 현재 2%인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 후반엔 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한은 경제연구원과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은 인구·인재 문제를 함께 연구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