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장고(長考)에 들어간 가운데 17일에도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헌재에 촉구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1500여 개의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당과 종교계, 여성계, 노동계, 학계 등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교계를 대표해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올라 발언에 나선 김상근 원로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시국회의 상임대표)는 "일해야 할 시민이 광장에 모이고,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한지 오늘로 100일이 넘었다. 너무 길다"며 "이러다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 아닌지, 곧 폭동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목 마른 맑은 시냇물을 찾듯 헌재의 (파면)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며 "새 시대를 여는 나팔소리는 무엇인가. 바로 (헌재의)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다. 온 국민이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길은 하나,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비상행동 측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77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됐던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난 8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한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은 연단에 서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헌재는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지 93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선고 일정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내란 세력들이 원하는 것처럼 3월 말~4월까지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주 중에도 윤석열에 대한 파면 선고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지난주 100만을 넘어 이번 주말 2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헌재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