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순천공장 노조, '현대 그룹사 줄세우기' 강력 반발 파업

순천공장 노조 "현대그룹, 현대차 최우선 수직계열화로 타 계열사 고혈 짜 수익"
사측 "실무교섭 중 의견차, 원만한 합의 위해 노력"

부분파업 등을 알리는 현대제철 순천공장 노조 쟁의대책위 특보. 순천공장 노조 제공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순천공장지회가 '현대 측의 그룹사 줄세우기'에 강력 반발하며 잇단 파업 투쟁으로 교섭력을 강화하고 있다.

순천공장 노조는 지난 1월 21~22일 2일간 부분파업, 2월 11일 총파업에 이어 3월 6~7일 2일간 다시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노조 조합원 330명은 아연도금 1~3공장 가운데 3공장을 4시간씩 세우고 4시간 작업하는 방식으로 부분파업에 함께 했다.

노조는 임·단협을 위해 지난해 8월 23일 사측에 상견례를 요청했으나 사측에서 처음 참석한 것이 9월 12일이고 3개월이 지난 12월 5일에야 사측이 첫 안을 제시했으며 올해 1월 제대로 된 사측의 제시 안이 나오는 등 22차까지 교섭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사측이 교섭에 소극적이라는 등 이유로 지난해 10월 28일 '조정 중지'를 결정해 파업이 가능한 조건이 됐다.

노조는 2024년 임단협의 기준인 '2023년 영업이익'에서 현대제철이 현대로템보다 많았기 때문에, 성과급으로 최소한 현대로템 수준인 기본급의 500%+정액 18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순천공장. 고영호 기자

노조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현대그룹이 현대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돼 있어, 현대차 아래쪽에 있는 계열사들의 고혈을 쥐어짜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그룹은 현대차 아래쪽 계열사들에게 사실상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제철이 2021년 사상 최대 성과를 기록했지만 현대차보다 못한 성과급을 받아 실망이 컸다"며 "다른 대기업들은 케미컬·통신 등 각 사업 분야별로 경계가 명확히 나눠져 있는 반면 현대는 자동차·제철 등 사업간에 서로 묶여있는 연결성이 크다보니 현대차를 최우선해야 한다는 자존심 문제도 현대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의 또다른 관계자도 "조합원들은 성과급 액수에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현대제철이 아무리 잘 벌어도 성과급 등에서 현대차를 뛰어넘을 수 없고, 현대제철이 못 벌면 못 벌었다고 적게 주는 구조적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천공장 철강관련 제품 생산량은 연간 200만톤(현대제철 총 600만톤, 당진공장 400만톤)이며 순천공장 직영인원은 530명이다.

순천공장은 그동안 비정규직지회의 처우 개선 파업 투쟁이 빈발하면서 주목을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계속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제철 회사 측은 "실무교섭 중 의견차이로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갔으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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