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 항고 포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자 헌법재판소(헌재)를 향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검찰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헌재의 신속한 파면 판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참여 중인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12월 3일 계엄의 밤, 가장 먼저 국회 앞으로 달려갔던 노동자들이, 1월 3일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해 한남동으로 달려갔던 민주노총이 윤 대통령 파면을 위한 투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다시 길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양 위원장은 "서울구치소를 웃으며 걸어 나오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노동자와 시민들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3개월째 나라를 혼란에 몰아넣고 사회를 파괴한 내란수괴가 어찌 웃음 지으며 거리를 활보한단 말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윤 대통령의 석방을 위해 검찰이 스스로 관행마저 부정했다며 "'검찰독재' 나라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계엄의 총부리를 맨몸으로 막아낸 시민들을 부정하는 행위이고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광화문에서 싸운 시민들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피로 쓴 민주주의 역사를 짓밟는 발걸음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오는 11일부터 1박 2일간의 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토요일인 15일에는 전국 노동자·시민들과 함께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헌재의 파면 결정이 내려지는 날까지 민주주의 수호와 내란 종식을 염원하는 국민과 함께 투쟁하고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가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대학생 1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유룻 단장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감옥 문을 걸어 나왔다"며 "윤석열의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검찰도 내란에 동조하는 내란 공범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고 해서 불법 계엄과 내란이 정당화될 순 없다"며 "윤 대통령을 영원히 감옥으로 보내고 내란 세력들을 청산할 때까지 대학과 광장에서 시민들의 힘을 모아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난 8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일대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단식 사흘째인 이날 비상행동 김민문정 공동의장은 "지금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욕하고 함부로 대하는 걸 넘어,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위험한 사회"라며 "이것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지 않는다면 이런 행위가 용납되는 사회가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엄중한 시점"이라며 "그것만큼은 막아야 된다는 이 절박한 마음을 헌재가 고려해서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동명 위원장이 이끄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3시 30분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앞 농성장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