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전군 비상근무, 지난해 6월 무슨 일이?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의 충격이 여태 생생한 가운데 공군 전투기 오폭이라는 믿기 힘든 일이 또다시 일어났다. 그 여파에 가려있지만 최근 1년여만 되돌아보더라도 군에선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상당하다.
 
지난해 10월의 평양 무인기 사건, 같은 달 우크라이나 파병 검토와 관련한 '북괴군 폭격' 메모, 7월 공개된 정보사령부 하극상 및 기밀유출 등이 그것이다. 하나같이 이례적인 사건에다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미궁에 빠져있다.
 
초유의 전군 비상근무도 빠질 수 없는 일화였다. 국방부는 지난해 6월 8일 토요일 자정 무렵 당시 신원식 장관의 긴급 지시에 따라 전체 부대 장병과 군무원, 국방부 공무원에게 9일 정상근무할 것을 명령했다.
 
휴일 비상소집에 지각 출근은 말할 것도 없고 휴가자는 긴급 복귀하느라 적잖은 곤욕을 치렀다. 갑자기 어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사람들은 자녀와 동반 출근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당시 국방부 사무실에선 아이들의 앳된 목소리가 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더 황당한 것은 막상 출근은 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는 것. 국방부는 '정상 일과'를 지시했지만 대부분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 퇴근해야 했다. 군 내부에선 "비상소집을 해놓고 정상근무를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비상근무의 명분은 북한 오물풍선 살포였다. 정부는 9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하지만 관련 법‧규정상 전군 휴일 비상근무의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게 객관적 평가였다.
 
일단 이에 꼭 들어맞는 법규를 찾기 힘들다. 그나마 관련성 있는 군인복무기본법 47조(비상소집 등)를 보더라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계엄법과 동일)라는 엄격한 발령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무원은 이 법의 적용 대상도 아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칙(3절 비상근무)을 따르더라도 전원 비상근무는 규정에 없다. 해당 규칙은 전시‧사변부터 재난‧재해까지 비상근무 1~4호를 설정하고, 가장 위중한 1호 상황에서도 비상근무 인원은 '소속 공무원의 3분의 1 이상'으로 제한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시에도 100% 비상근무를 시키지 않는 이유는 상황이 지속되는데 따른 교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휴가도, 휴가를 중지한다는 것이지 복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슨 법적 근거와 상황적 맥락으로 비상근무를 시켰는지 지금도 미스터리하다"고 덧붙였다.
 
규정에 없는 비상근무 탓에 당직근무비는 지급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대체휴무를 보장했다고 했지만 공식 휴무가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처리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지난해 6월 '초유의 전군 비상근무'가 6개월 뒤 비상계엄의 빌드업이 아니었나 하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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