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해진 KT 황재균, 12kg 감량한 이유 "도태될 수는 없다, 이길 자신 있다"

KT 위즈 황재균. 이우섭 기자

'프로 20년 차' 황재균(KT 위즈)이 화려한 변신에 도전한다.

황재균에게 올해 스프링캠프는 특히 남달랐다. 큰 변화를 맞닥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독기를 품고 맞이하는 황재균의 2025시즌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무려 12kg을 감량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황재균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팀 동료들과 함께 귀국했다.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몸은 한껏 슬림해졌고, 턱선도 날카로워졌다.

황재균은 이날 취재진에 "전에 비해 12kg을 뺐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시즌 준비를 위해서 체중을 감량해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살을 빼면서도 타격할 때 힘이 줄어들지 않게 근력 운동에 특히 집중했다. 황재균은 "웨이트를 꾸준하게 더 많이 했다"며 "무게를 오히려 더 늘렸다. 훈련을 하면서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을 때 파워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절치부심으로 시즌에 임하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번 시즌에는 생소한 포지션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프로에서 3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작년에도 황재균은 대다수 경기에서 3루 수비를 맡았다. 137경기에 나서 13홈런 128안타 58타점 60득점 타율 0.260을 남겼다.

다만 다소 아쉬운 경기력이 나올 때도 있었다. 그래서 KT는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허경민을 영입하면서 3루수 고민을 완전하게 해소했다.

그러면서 기존 3루수였던 황재균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캠프를 떠나기 전만 해도 문상철, 오재일과 1루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을 1루수뿐 아니라 2루수, 유격수, 외야 좌익수로도 기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스프링캠프 마친 KT 황재균. 연합뉴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거듭난 것. 심지어 어색하지 않게 수비를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일 정도였다. 황재균은 "너무 오랫동안 한 포지션(3루)에서만 해 왔다. 이번에는 여러 자리에서 훈련을 소화했는데, 예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황재균은 "그냥 훈련을 많이 했다. 그래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며 "프로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했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가장 잘 맞은 포지션은 어디였을까. 황재균은 "내야, 외야 모두 공을 잡는 건 큰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다만 "외야에서 공을 던질 때 생각보다 공이 멀리 안 가서 외야수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3루에서 많은 경기를 뛰기는 했어도, 다양한 포지션을 뛰어본 경험자다. 황재균은 "프로 데뷔 후 2루수를 본 적 있다. 올림픽에서도 2루를 맡았었다. 또 외야수도 본 적 있다"며 "오랜만에 도전해 보는 것이긴 해도 해본 적이 있어서 괜찮았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그러면서 "욕심은 크게 없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황재균은 "매일 시합을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또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며 "내려놓은 부분도 많이 있다.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준비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도태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 성적으로 나타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KT 위즈 황재균. 이우섭 기자

사령탑 역시 황재균의 노력을 인정한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이 훈련을 열심히 했다"며 칭찬했다. 그러면서 "황재균 포지션은 정해진 게 없다"며 "어차피 유틸리티다. 좀 더 지나 봐야 한다.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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