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탄 관세' 맞서 中 '맞불 관세'…무역전쟁 격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일부 미국산 농산물에 최대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두차례에 걸쳐 2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며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가 45%로 치솟고, 중국의 대응도 강도를 더해가는 등 양국간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중국도 미국산 농산물에 최대 15% 추가관세로 '맞불'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공고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 수수·콩·돼지고기·소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훼손하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며, 중국과 미국의 경제 및 무역 협력의 기반을 훼손한다"며 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위원회는 "추가 관세는 감면 또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못박으며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다만, 10일 이전에 출하돼 10일부터 다음달 12일 사이에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공고를 통해 미국 방산업체 레이도스·깁스앤콕스·레드식스솔루션 등 15개 기업에 대해 이중용도 품목(군용·민수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금지했다.

상무부는 또,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업체인 미국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켜 중국으로 유전자 시퀀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명의 담화문을 통해 미국의 이번 조치를 '일방주의·괴롭힘주의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반격 조치를 취해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60%에 가까워지는 대중 관세…중국 보복도 더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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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이날부터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중국 공산당은 펜타닐을 제조하고 수출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펜타닐 유입 문제를 들어 지난달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때도 보복조치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와 농기계, 대배기량 자동차 및 픽업트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상무부도 텅스텐과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하는 동시에 미국 기업 2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올려 제재했다.

이처럼 추가 관세 부과와 이에따른 보복 조치로 양국간 무역전쟁이 보다 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부과되는 관세는 기존 평균 25%에서 45%로 치솟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언했던 '60% 이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도 이번에 보다 강한 보복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로 미국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옥스포드 글로벌 소사이어티의 제네비브 도넬론-메이 연구원은 최근 "대두와 육류, 곡물 등 핵심 미국산 농산물에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무역은 물론 미국 수출업자 및 농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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