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오후 4시쯤 서울 잠실 진주 아파트 부근으로 진입하던 3413번 시내버스 안에서 할머니 한분이 뒷걸음질 하면서 넘어졌다.
문 옆에 서 있던 승객이 본능적으로 할머니를 붙잡으려했지만 할머니는 뒤로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쿵' 소리에 깜짝 놀란 승객들이 할머니에게 모여들자 버스도 도로 가에 정차했다.
버스기사 김숙(52, 여)씨가 할머니를 보듬어 일으켜 앉히니 다행히 할머니는 의식을 차렸다.
버스 기사의 요청으로 승객들이 119 신고를 요청하고 가족들에게 전화하는 사이 버스 기사는 할머니가 맨 가방 속에서 물병을 찾아내 물을 먹였다.
할머니는 "지병은 없고 기력이 달려서 쓰러진 것 같다"고 버스 기사에게 말했다.
얼마 후 119 대원들이 도착해 할머니를 병원으로 이송해 갔다.
이 모든 과정은 버스 안에 설치돼 있던 CCTV에 찍혀있었다.
승객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다음 버스가 올 때 까지 기다렸다가 갈아탔다.
버스 기사 김씨는 회사로 복귀한 뒤에도 할머니가 걱정돼 가족들에게 따로 연락을 취했다.
병원에서 MRI까지 촬영했지만 머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 퇴원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김씨는 "할머니의 딸한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면서 "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쑥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가량 이 회사에서 버스를 몰다 위급 상황을 겪은 건 처음이라 순간 당황하기도 했다"면서 "승객들과 함께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