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황재균'에 달린 KT의 2025시즌? '19년 차'에 닥친 변화의 파도

KT 황재균. 연합뉴스

1987년생 황재균은 KT 위즈 최고참급 선수다. 리그 전체로 따졌을 때도 노장 축에 속한다.

그런데 2025년에 황재균에게 어느 때보다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군에 데뷔한 지 올해로 '19년 차'인 황재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황재균은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주최한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올해의 3루수로 뽑혔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 약 820명이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가린 상이다. 그만큼 선수들 사이에서는 황재균의 3루 수비가 정평이 나있다는 반증이다.

트로피를 든 황재균은 "이 상을 받는 게 조금 의아하다"면서 겸손하게 소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마 3루수로 이 자리에 서는 게 마지막일 것"이라며 "내년에는 다른 포지션으로 이 자리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포지션 변경 선언'에는 허경민의 이적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KT는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허경민을 영입했다. KT는 작년 11월 8일 허경민과 '4년 최대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18억 원, 옵션 6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KT 황재균. 연합뉴스

황재균과 포지션이 겹치는 허경민 역시 3루 수비로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다. KBO리그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비상을 거머쥐었다.

따라서 2025시즌 KT의 3루 자리는 허경민이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황재균도 "이미 글러브도 여러 개 준비를 해놨다. 허경민이 나보다 더 좋은 3루수로 왔다"고 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황재균의 새 포지션은 1루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1루에서 오재일, 문상철과 경쟁 구도를 이룬다는 전망이었다. 2루는 오윤석이, 심우준(한화 이글스)이 빠진 유격수 자리는 베테랑 김상수가 잡을 것으로 보였다. 3루는 허경민이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황재균을 '슈퍼 유틸리티'로 활용하고 있다. 실전 평가전에서 유격수로 투입하는가 하면, 외야수까지 실험 중이다.

우선 유격수다. 황재균은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유격수 자리에 섰다. 황재균에게 큰 어려움이 있는 포지션은 아니다. 과거 유격수로도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 황재균은 프로 통산 유격수로 198경기를 뛴 경험이 있다.

수비는 매끄러웠다. 호수비도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 수비 상황. 무사 1루 위기에서 황재균은 3루수와 자신 사이로 빠질 수도 있는 강한 땅볼 타구를 슬라이딩해 잡았다. 재빨리 일어나 2루수로 공을 던진 황재균 덕에 KT는 6-4-3 병살을 완성하고 위기를 넘겼다. 이날 황재균의 타격 성적도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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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서는 좌익수로도 출전했다. 황재균은 지난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시스와 평가전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유격수와는 달리 황재균은 프로에서 외야수로 뛴 적이 한 번도 없다. 어색한 자리였지만 뜬공을 다수 처리하며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황재균이 멀티 포지션 소화만 가능해진다면 KT의 선수 운영은 훨씬 원활해진다. 시즌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내야 대부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여기에 외야 수비 실험까지 성공한다면 활용 가치는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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