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도는 3·1절 집회…與 '광장 정치' 감당할 수 있나

2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측 스피커 앞에 선 경찰들이 귀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모두 3.1절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선고를 앞두고 양측이 광장으로 나와 세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다.

여당은 공식적으로는 탄핵 반대 집회와 선을 긋고 있다. 당 차원에서 법치를 부정하고 부정선거를 주창하며 계엄까지 옹호하는 등 '극우' 행위에 가담하는 건 부담이 커서다. 그러나 참여하는 의원들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당 안팎에선 "뒷수습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광훈-전한길 힘 모은 집회…여권 인사들도 대규모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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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국민혁명의장을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는 3.1절 집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국민저항권이 헌법 위의 권위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3.15 부정선거로 시작된 4.19 시민혁명이 대표적인 국민저항권의 사례"라며 "이같은 저항권을 3.1절에 다시 실현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3.1절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전씨와는 별개로 움직여왔던 '세이브코리아' 세력과 강사 전한길씨 등도 이번 3.1절 집회에 함께 하기로 하면서 규모는 수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여한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는 "3.1절 집회에 참여하자"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3.1절 여의도집회에 참석하기로 한 명단이 의원들 텔레그램 단톡방 등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조배숙 의원은 "집회 참석하는 의원들이 많을 것 같다. 여의도도 있고, 광화문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 차원에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개인 의원들이 신념에 따라 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당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말로만 선을 긋는다고 쉽게 선이 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여당 의원들 수십여명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왔고, 지도부는 이를 방관하면서 사실상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당 중심 아닌 단체 중심 집회, 극우적 발언 쏟아지는 게 문제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탄핵 반대가 곧 극우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집회에서 극우적인 발언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계엄 옹호는 물론이고, 부정선거론이나 중국인의 선거개입 및 탄핵배후설 등 음모론을 언급하거나 법치를 부정하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집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여당이 이를 동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극우 세력들의 '중국 혐오' 정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김민전 의원은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선다"고 발언했고, 유상범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결국 여당 의원들에 의해 국회로 자칭 '백골단'이 들어와 기자회견을 했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길거리에 나서준 덕분에 강성 지지층들의 불만이 완화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당이 뒷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차라리 당 차원에서 집회를 주관한다면 모를까, 3.1절 열릴 집회의 주도권은 온전히 자유통일당 전광훈 세력이나 세이브코리아에 있다"며 "발언의 수위나 이런 것들을 조절할 수 없는데 의원들이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당이 극우적 의견에도 동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뒤늦게 빠져나오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본인들 지역구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당의 이미지는 어떡하나. 계엄 직후부터 윤 대통령과 선을 그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게 자유통일당에서도 분명 후보를 낼 거고, 나중에 지분을 요구하며 단일화를 말할텐데 그때 가서 뒷수습이 가능하겠나"라며 "당장의 지지율 때문에 선을 긋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주도하지도 못하고 '얹혀' 가려다가 극우 세력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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