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내란 여파에 韓민주주의에 '결함'"…세계 32위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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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 지표가 크게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한국은 32위에 올랐다. 전년(22위) 대비 10계단 하락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평점 총점 10점 만점에 7.75점을 받았다. 전년(8.09점)보다 대폭 내려간 수치로, 이 점수는 그동안 한국이 받은 가장 낮은 점수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포함된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범주에서 탈락해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범주로 분류됐다.
 
항목별로는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정부 기능 7.50점 △정치 참여 7.22점 △정치 문화 5.63점 △시민 자유 8.82점을 받았다. 정부 기능(전년 8.57점)과 정치 문화(전년 6.25점)가 전년보다 하락했고 나머지 점수는 같다.
 
EIU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지표가 떨어진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목했다. 이들은 "한국은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정치적 교착상태로 정부 기능과 정치 문화 점수가 하향 조정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도에 따른 여파는 의회에서,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양극화와 긴장을 고조했고 2025년에도 지속할 것 같다.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IU는 지난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8점 이상 받은 국가는 '완전한 민주주의', 6점 초과~8점 이하 '결함 있는 민주주의', 4점 초과~6점 이하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다.
 
노르웨이가 총점 9.81점으로 16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뉴질랜드(9.61점), 스웨덴(9.39점), 아이슬란드(9.38점)가 그 뒤를 이었다.
 
10위 안에 든 아시아 국가는 없었다. 대만(8.78점, 12위), 일본(8.48점, 16위), 중국(2.11점, 145위) 등이었다. 미국은 28위(7.85점)로 '결함 있는 민주주의'가 유지됐다.
 
EIU는 "미국은 올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첫 달에 이미 공무원의 정치적 독립성에 도전을 안겼고, 법적 권한이 의문시되는 행정명령을 쏟아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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