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핵심 사업인 시민 여가 공간 '영산강 익사이팅존' 국제 설계 공모에서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팀이 선정돼 발표가 연기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민선 8기 주요 공약 사업인 영산강 익사이팅 존 조성사업.
27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영산강 익사이팅 존 조성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북구 동림동 산동교 일대에 416억 원(국비 98억 원·시비 318억 원)을 들여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과 자연형 물놀이 체험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영산강을 활용해 광주를 문화도시로 성장시키고 이를 역사·문화 자산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아시아 물역사 테마 체험관과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 조성을 위한 국제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대지 면적은 7만9천㎡로 예정 공사비는 298억 원, 예정 설계비는 17억 원이다.
국제 설계공모는 1단계 심사에 11팀이 참여해 2단계 심사를 거쳤다. 광주시는 지난 21일 최종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발표 당일 연기했다.
국제 설계 공모에 참여한 한 팀이 이의 제기를 한데 따른 것이다.
당선작이 설계 공모 지침과 다르게 설계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설계 공모 지침서 등에 따르면 건축 부지에 90대의 주차 공간을 배치해야 하는데 당선작만 인근 하천구역에 40대를 설치했다.
지침서에는 하천구역에 주차 공간 설치가 어렵다고 명시돼 있어 이는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모에 참여한 다른 팀들은 대지가 협소했지만 지침대로 주차대수 90대를 겨우 넣은 것으로 확인돼 대조를 보였다.
국제설계 공모에 참여한 한 팀 관계자는 "현재 공모전 상황은 당선작이 지침을 준수하지 않아 다른 일부 팀에서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며 "공모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시는 주차대수 90대를 건축 영역에 포함시키라는 조건이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한 사례의 실격을 주장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심사위원들이 주차 공간과 관련한 지침 위반이 공모 탈락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심사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검토한 결과, 실격을 하려면 건축 법규에 중대한 위반 사항이 있어야 한다"면서 "심사위원들이 논의했을 때 중대한 건축법 위반 사항은 아니었다. 설계 과정에서 추가로 보완도 가능하다고 판단해 중요한 사항으로 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시가 주차 공간 지침 위반 문제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거나 상급 기관에 유권해석을 받지 않은 채 심사위원들에게 재량권을 줘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과 함께 심사의 불공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시는 조만간 설계 공모 지침을 지키지 않은 당선작을 예정대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