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명태균특검' 속도전…尹탄핵·韓등판 '기대감'

윤창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여권 인사들을 광범위로 겨냥한 '명태균 특검(특별검사)법'을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특검법은 조기대선 국면에서 검찰 수사를 압박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대여(對與) 공세 수단이 될 전망이다.
 
최종 통과까지는 여당의 반대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같은 난관이 남았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 여부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활동 재개 등을 변수로 보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

명태균 특검법, 27일 본회의 처리…'한동훈 복귀' 변수될까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연합뉴스·류영주 기자

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켜 이튿날인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야당은 명태균 특검법을 지난 24일 여당의 반발에도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강행 처리했다.
 
명태균 특검법은 지난 대선과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활용된 불법, 허위 여론조사에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등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2022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작년 총선 당시 여론 조작과 공천 거래 의혹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핵심 원인이었다며 특검 추진에 불을 붙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특검으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명태균의 공천 개입, 여론조사 조작, 중대범죄의 전모를 밝혀야 무너진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다"며 "명태균과 야합해 부정부패로 나라를 망친 정치인들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범여권 대권 주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의혹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가 발생한 시점에 한 전 대표가 정치인이 아닌 시절도 있었던 만큼, 객관적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이 낮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 전 대표가 26일 저서 출간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상황이어서, 한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친한계 의원들이 이번 본회의에서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길 원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명태균 특검법은 한 전 대표와 측근 의원들에게 중요한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다른 여권 인사들과 세게 대립각을 세워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한 전 대표가 '특검 깃발'을 들고 나오지 않겠느냐"며 "친한계가 한 전 대표를 살리고 오세훈·홍준표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명태균 특검을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민의힘은 아직 단일대오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실명 투표인 첫 표결에서부터 공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명태균 특검법이 위헌적이고 여권 전체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불순한 의도를 담았다며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거부권시 재표결은 탄핵 선고 이후로…상설특검도 카드로 활용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또 하나의 변수로 보고 특검 추진 일정을 짜고 있다.

명태균 특검법이 27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 최 대행은 법이 정부로 이송된 지 15일 이내, 즉 3월 14~15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예상일과 맞물리는 시점이다.
 
원내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은 거부권 행사 여부를 최대한 늦게 할 것으로 보이는데,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먼저 나오면 거부권을 아예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며 "만약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국민의힘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된 법안들을 탄핵심판 선고 이후 연이어 재표결에 부쳐 여당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낼 방침이다. 

윤 대통령 파면시 여당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며 단일대오가 깨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안 재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이탈표가 나오기 더 쉬운 환경이기도 하다.
 
특검법 재의결에 실패한다면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가 불가능한 상설특검 카드를 다시 꺼내들 계획이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김건희 상설특검안'은 최근 발의됐고,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내란 상설특검안'은 특검 임명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시 최 권한대행이 관련 절차에 협조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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