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미국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 중 가장 먼저 득점을 생산했다.
시범경기 첫 출장부터 나쁘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배지환은 24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레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배지환은 이날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다. 0-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투수 코디 펀더벅을 상대했다. 1스트라이크 2볼로 몰린 상황 펀더벅의 슬라이더를 노렸지만 방망이는 헛돌았다.
첫 안타는 2번째 타석에서 때려냈다. 팀이 0-1로 뒤진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상대 우완 투수 대런 맥커한의 초구가 복판으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큼지막한 2루타로 연결했다. 타구는 상대 중견수 키를 넘길 만큼 컸다.
후속타도 터졌다. 제이슨 딜레이의 좌전 안타 당시 배지환은 빠르게 3루를 돌아 홈으로 뛰어 들어왔다.
피츠버그는 6회가 되자 선발로 출장한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배지환도 이때 경기를 마치고 벤치로 향했다. 경기는 결국 피츠버그가 5-1로 승리했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타자 중 가장 먼저 시범경기에서 득점을 신고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해 시범경기에 1경기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다. 김혜성(LA 다저스)은 3경기 6타수 1안타 2볼넷을 작성했다. 두 선수 모두 득점과 타점은 없다.
배지환은 지난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고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배지환은 2022년이 돼서야 빅리그 무대를 밟앴다.
특히 2023년에 MLB에 111경기나 출전했다. 배지환은 그해 2홈런 77안타 32타점 54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31, OPS(출루율+장타율)는 0.608을 남겼다.
기대감을 높인 배지환은 2024년에도 빅리그에 도전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이 거듭됐다. 작년 초 왼쪽 고관절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4월 중순 부상에서 회복하며 빅리그 복귀 희망을 품었지만 팀의 여러 상황상 뜻대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결국 작년 MLB에서 29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안타 14개 6타점 11득점이 전부였다. 타율은 0.189, OPS 0.463에 그쳤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하게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트리플A 정규시즌에서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으로 7홈런 84안타 41타점 49득점을 올렸다. 타율은 0.341, OPS는 무려 0.937에 달했다.
배지환의 도전이 올해는 빛을 볼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시범경기에서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