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노총 복귀를 장담하면서 계속고용(정년연장)에 관해 이르면 오는 4월 사회적 대화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다만 노사간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가운데 공익위원안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마당에 정부의 장담대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권기섭 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노총이 3월 중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사노위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미래세대 특위)는 정년연장 문제를 놓고 노·사·공익위원 간의 협의를 진행해왔다.
애초 경사노위는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일정 수준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을 강조했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12.3 내란 사태가 일어나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전면 중단하면서 관련 논의도 멈춰섰다.
권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기대대로 복귀할 경우 오는 4월 말쯤 정년연장 관련 논의의 결론을 내도록 하고, 만약 한국노총 복귀나 노사 합의가 불발될 경우 공익위원안을 공개하도록 추진한다는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권 위원장은 실제 이를 결정할 주체는 노·사·공익위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타임라인을 이렇게 설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맥락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돌아오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고, 이 경우 조금 늦어지더라도 논의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면 오히려 신속하게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정년연장 문제를 논의할) 타이밍을 놓치면 국민연금 개혁과 거리가 벌어져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논의를 마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권 위원장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전혀 논의한 바 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은 "탄핵심판이 끝나야 입장을 얘기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는데, 이를 3월 중 (복귀 여부를) 답한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중 노사 합의를 마치는 등의 얘기는 전혀 논의한 바 없는 권 위원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권 위원장이 제시한 '타임라인'에 대해서도 "앞선 회의에서는 노사 입장만 각자 얘기했을 뿐, 아무런 협상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정년연장과 연금개혁이 연계된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인데, 단기간에 결판을 내면 반발만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익위원안에 대해서도 "경사노위에서 대화하는 것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정치권에 의제를 가져갔을 때 노사가 합의했다는 명분으로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노사 합의 없는 단순한 공익위원안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정년연장은 수십 년을 묵혀온 고용노동계 최대 이슈 중 하나다. 더구나 사측으로서는 노동계와 협상까지 벌여가며 기존 고용형태를 바꿔야 할 동인이 부족하고, 노측은 고용 유지가 절실한 조합원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상충되기 쉬운 입장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데다, 정부로서는 정년을 토대로 쌓아올린 각종 복지제도의 틀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다.
만에 하나 일정 부분이나마 노사가 합의를 이루더라도 권 위원장이 말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대로 조기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이후 조기 대선이 치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노사로서는 새로운 정부와 교감하기도 전에 미리 결론을 내려 '전임 정부의 치적'을 만들 이유도 없다.
이 대변인은 "현재의 경사노위가 윤석열 정부에서 구성된 경사노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경사노위가 재개되더라도 이 의제를 갖고 기존 경사노위 논의구조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노사 합의를 이루기도 어렵다지만, 공익위원안을 도출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이와 관련해 노, 사가 추천했던 미래세대 특위 공익위원 가운데 각각 1명씩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공익위원안 등을 내놓는 방식으로 노사 합의를 촉진하려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사노위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를 표했을 뿐, 정부가 특정 안을 밀어붙이자 반발하는 형태로 갈등이 빚어졌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며 "노사도 위원들의 사퇴에 대해 따로 항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비록 노사가 그동안 충분히 협상을 못했다지만 공익위원들은 꾸준히 관련 논의를 진행했는데, 적어도 그동안 논의한 과정을 무위로 돌리지 않도록 공론화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며 "예컨데 단일한 안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정년연장에 관한 다양한 대안을 각각 검토·평가해 가려낸 결과를 토대로 복수안을 준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