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야쿱, 공수 맹활약 비결?…알고 보니 "가족들 처음 경기장 찾아"

KB손해보험 야쿱. 김조휘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아시아 쿼터 선수 야쿱(31·187cm)이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KB손보는 19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0 26-28 25-19 25-21)로 승리했다.

야쿱은 이날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6득점, 공격 성공률 63.64%로 활약했다. 리시브 효율도 31.58%로 안정적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야쿱에겐 이날 승리보다 더 기쁜 일이 있었다. 가족들이 처음으로 경기를 보러왔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야툽의 아내와 딸, 처제, 조카가 직접 찾아 야쿱을 응원했다.

지난달 대체 아시아 쿼터 선수로 KB손보에 합류하기 전 바레인 리그에서 뛰었을 때도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은 적은 없었다.

야쿱은 "가족이 실제로 경기를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라면서 "중동 특유의 문화 탓이다. 배구장에는 사람이 많아서 가족들을 데리고 오는 걸 꺼리는 선수들이 많다. 보통 TV로 경기를 본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야쿱의 아내는 마이크를 잡고 응원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야쿱은 "경기에 집중해야 해서 가족이 왔다는 걸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경기 끝나고 만날 생각만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가족들이 처음 경기장에 왔는데, 승리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뻤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야쿱. 한국배구연맹

야쿱은 이날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보 감독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는 타이트한 일정 탓에 걱정이 많았다"면서 "원래 실력이 있는 선수다. 그동안은 단지 적응의 문제였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한국에 온지 약 한 달이 지난 야쿱은 "잘 적응하고 있다. 음식이 입맛에 안 맞아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다"면서 "숙소 밖을 많이 나가보진 않았지만, 도심 곳곳을 보면서 한국이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상대의 서브가 야쿱에게 집중됐다. 그는 "바레인에서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해봤다. 기분 나쁜 건 없었고, 원래 하던 대로 했다"며 씨익 웃었다. 아폰소 감독도 "(야쿱이) 리시브를 굉장히 잘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배구 선수치고 다소 작은 키가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야쿱은 "그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단점을 마인드 컨트롤과 점프로 최대한 보완하려고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쉽게도 가족들은 오는 23일 한국을 떠난다. 그 사이 가족들과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묻자 야쿱은 "정확히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와이프가 하자는 대로 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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