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은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사건과 관련, 다시는 고(故) 김하늘양과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학교안전을 강화하는 이른바 '하늘이법'(가칭) 입법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고위험교원'에 대해서는 긴급 분리조치를 실시하고, 직무수행 적합성 심사를 통해 '직권휴직' 등을 법제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회' 종료 직후 브리핑에서 "먼저 대전 초등학교 사건 관련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철저히 (진상)조사부터 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과 교직원의 심리정서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유사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2025학년도 신학기 준비 점검단을 통해서 전국 학교 안전 긴급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우선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교육공무원법 개정에 착수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하늘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교사 명모씨가 지난해 12월 우울증으로 6개월간 휴직 신청을 했으나, 3주 만에 석연치 않게 복직한 점 등을 지적하며 "그 이유와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범행 닷새 전 인터넷 문제로 컴퓨터를 부수고 동료교사를 향해 폭력적 행동을 보이는 등 '전조 증상'을 보인 점을 들어 "학교는 이틀이 지나서야 교육청에 보고했고, 경찰 신고 등의 권유도 따르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에 당정은 주변에 실질적 위해를 가할 위험이 높은 교사에 대해서는 긴급 분리조치와 함께, 긴급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그간 사실상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교원직무수행적합성심의위원회'로 법제화해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직권휴직' 조치는 물론, 휴직 및 복직 절차를 보다 까다롭게 만들어 고위험군 교원의 상태 회복 여부를 확인하는 체계를 온전히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정신질환으로 인해 조치된 교원에 대해서는 치료를 지원해 정상적인 복귀를 지원하고, 전체 교원에 대해서도 정례적인 마음건강 자가진단 실시 및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중 '교원 맞춤형 심리검사 도구'를 개발해 교육활동 보호센터 홈페이지에 탑재하고, 이용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상담치료를 위해서는 전국 교육활동 보호센터 32곳과 상담기관 1192곳, 심리치료기관 218곳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신학기를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학부모 불안 해소 대책도 내놨다.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초 1·2학년 대상으로는 '대면 인계, 동행 귀가'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는 교사가 학교 현관 또는 교문 등까지 학생을 직접 인솔해 보호자에게 인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율 귀가는 보호자가 강하게 희망할 경우 '자율 귀가 동의서'를 받은 상황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학내 사각지대에 폐쇄회로(CC)TV 설치도 확대한다. 아울러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증원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학교 안팎의 안전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교직원이 퇴근하는 오후 4시 이후로는 저녁늘봄을 비롯해 마지막 학생이 귀가하는 시점까지 귀가지원 인력 '최소 2명 이상'을 보완하기로 했다. '귀가 알림' 또한 교육청별 자체 시스템 개발 또는 민간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등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당정협의회에는 권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외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10명이 참석해, 학교안전 대책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 부총리는 "교원의 입직단계부터 전 주기적으로 마음 건강을 지원하겠다"며 "임용 단계부터 교원의 정신건강을 고려하고 재직 중인 교원에 대해 심리검사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숙고하고,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교육계 일각에서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두고 "일반적인 심리적 어려움과 타인을 해할 위험은 구분해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선생님들이 또다른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세밀히 살피고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