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오는 2027년부터 광주FC의 홈구장인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K리그 치를 수 없게 되면서 경기장 운영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7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광주시는 광주FC의 홈구장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오는 2027년부터 적용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경기장 시설기준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일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K리그 경기장 시설기준 가이드라인을 보면 K리그 표준 피치(FOP) 규격은 길이 105m, 폭 68m이다.
하지만 광주축구전용구장의 길이(골대에서 반대편 골대까지)는 기준보다 8m가 모자란 97m다. 골대 뒤에는 육상트랙이 자리를 잡고 있어 길이를 확장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중석 규모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유료 좌석 기준으로 7800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K리그1 개최 최소 기준인 1만 석이다. 관중석 증축도 사실상 어려워 K리그1 경기를 개최하는 데 있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FC가 오는 2027년 2부리그인 K리그2로 강등당하지 않는 이상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는 K리그1 에서 경기를 치를수가 없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20년 7월 총 사업비 164억 원을 투입해 광주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남측 보조경기장 부지에 광주축구전용구장구장을 건립했다.
광주FC는 홈구장을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이전하고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유소년팀인 광주 U-15 등도 활용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로 운영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의 광주축구전용구장은 공간도 협소하고 편의시설도 부족해 축구팬들이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광주FC 관계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개최를 앞두고 월드컵경기장을 정비했기 때문에 K리그 개최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편의시설 등 여러 환경을 고려할 때 월드컵경기장으로 빨리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오는 2027년까지 2년이 남아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육상 훈련 공간으로도 활용돼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주 지역은 부산과 대구, 인천 등과 달리 규격이 맞아 대체할 수 있는 경기장이 없다.
광주시는 과거 인근 전남 목포 등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한때 고려했으나, 편의시설 설치 등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광주체육고등학교 육상부와 광주시청 육상팀 등이 광주월드컵경기장 내 육상 트랙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에도 육상트랙이 설치되어 있지만, 트랙 위에 가변 좌석이 설치돼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광주FC와 광주시체육회 측에 홈구장 이전 비용 산출을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축구장을 새롭게 건설하지 않는 이상 오는 2027년부터는 광주FC의 홈구장을 기존 축구전용구장에서 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현재 월드컵경기장을 육상팀 등이 활용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광주FC와 시체육회로부터 이전 비용 산출 등을 받아 본 뒤 검토하고, 세부 계획을 세워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1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조별리그 8라운드 광주FC와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앞두고 그라운드 경험 차원에서 지난 15일 K리그1 홈 개막전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했다.
오는 3월 1일 광주에서 예정된 FC안양과의 경기가 어디에서 치러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그라운드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이달 말쯤 개최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