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은행 부실채권 4조3천억 털어…연체율 8년 만에 최고

지난해 12월말 연체율 0.44%…2016년 이후 최고치
고금리·고물가 장기화하며 상환 부담 커진 듯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말 국내 은행 연체율이 0.44%를 기록했다. 연말 수치로는 8년 만에 최고치다. 이 기간 은행들은 4조3천억원에 달하는 부실 채권을 털어냈다. 금융당국은 향후 연체율 상승 우려에 대비해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건전성 대책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0.44%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전월 말 대비 0.08%p(포인트) 하락했으나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0.06%p 상승했다. 12월 말 기준으로는 2016년 말 0.47% 이후로 8년 만에 가장 높다.

은행들은 지난해 12월 말 4조3천억원어치나 연체 채권을 처리했다. 전월(2조원)보다 2조3천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12월(4조1천억원)보다도 처리 규모가 늘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기업이나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 규모가 덩달아 불어난 것이다.

은행들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해 관리하다 회수 가능성이 낮으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장부에서 지우(상각)거나 헐값에 매각한다.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매 분기 말인 3월과 6월, 9월, 12월 연체 채권을 정리하는 것이 관례다.

지난해 12월 신규 연체액은 2조2천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신규 연체율은 0.10%를 기록했다. 전월(0.12%) 대비 0.02%p 하락한 수치다. 전년 동월(0.10%)과 비슷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떨어진 은행권 연체율이 다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연체 채권 정리 규모가 커지면서 연체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권이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0.50%로 전월 말보다 0.10% 하락했다. 분야별로는 대기업 대출은 전월과 비슷했고, 중소기업 대출이 0.13%p, 개인사업자 대출이 0.11%p씩 각각 떨어졌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38%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04%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6%로 전월보다 0.01%p 낮아졌다. 주담대를 뺀 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이전 달보다 0.08%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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