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대전 하나시티즌이 2025시즌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 매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 사령탑들이 예상하는 우승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는 의외의 팀이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리그 최고의 골잡이인 주민규를 비롯해 정재희, 박규현, 하창래, 임종은 등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대전이 사령탑들의 경계 대상으로 꼽혔다.
미디어데이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만난 황선홍 대전 감독은 "(영입을) 짧고 굵게 했다. 이미 지난해 여름에 많은 변화를 줘서 우려되긴 하지만 잘 만들고 있다"면서 "지난해 강등 싸움을 하면서 계속 영입을 준비했다. 당장 2부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계속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주민규의 합류가 눈길을 끈다. K리그1 무대에서 득점왕을 두 차례나 차지하는 등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경기 감각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감독은 주민규에 대해 "축구에 대한 느낌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판단 능력은 가르쳐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상황 판단은 나보다 나은 것 같다. 공격 지역에서의 연계와 타이밍 등도 굉장히 좋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에게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 "시너지 효과만 잘 일으키면 측면 선수들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주민규와 황 감독의 인연은 깊다. 그는 지난해 3월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았던 황 감독의 부름을 받아 33세 333일의 나이로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때부터 주민규를 높게 평가했던 황 감독은 "축구 감각은 안 사라진다. 훈련도 많이 필요하지만, 감각은 타고 나야 한다"면서 "(주민규가) 그런 부분에서는 타고났다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민규의 합류로 공격이 한층 강해진 대전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언급됐다. 이에 황 감독은 "강등 싸움을 했던 팀을 왜 언급하는지 모르겠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는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야 하는 처지"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울산, 서울, 전북, 포항이 4강 구도를 구축하지 않을까 싶다. 나머지는 도전하는 입장이다"라면서 "우리를 너무 높게 평가하는데, 축구가 그렇게 간단하진 않다.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도 부임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해는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하지만 황 감독은 "늘 똑같은 것 같다.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는 2~3년 정도 했다면, 지금은 6개월에서 짧게는 3개월 안에 평가를 받는 시대다"라면서 "새로 시작한다고 해서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건 아니다.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야 된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