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스타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2025시즌을 앞두고 맹훈련 중일 뿐이다. 현재 김도영은 지난달 25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컴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KIA 1차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김도영의 이름 많이 들려온다. '슈퍼스타'로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도영 빼고 MLB 진출할 선수? 강정호 "없다"
우선 강정호의 언급이다. 강정호가 김도영의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을 말하면서 이와 관련한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눈 영상을 공개했다.
직접적으로 김도영에 대해 평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도영을 제외하고 KBO리그에서 MLB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 타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강정호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전제 조건은 KBO리그를 씹어먹는 것"이라며 "그다음에 (미국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냐에 따라 많이 바뀐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2022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통산 3시즌을 뛰며 328경기에 출전해 48홈런 345안타 175타점 252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은 0.311, OPS(출루율+장타율)는 0.913을 남겼다.
2024시즌에는 강정호의 말대로 'KBO리그를 씹어먹는' 수준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141경기에서 38홈런(2위), 189안타(3위), 143득점(1위), 타율 0.347(3위), 출루율 0.420(3위), 장타율 0.647(1위) 등 역대급 성적을 남겼다.
좀처럼 내기 힘든 진기록도 여러 개였다. 역대 최소 경기이자 최연소로 30홈런-30도루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 선수 최초 40-40이라는 대기록에도 도전했지만 홈런 2개가 부족했다. 김도영은 작년 8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도 터뜨렸다. 총 4번 타석에 섰는데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때렸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각종 상을 휩쓸었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상,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강정호는 12일(한국 시간) KIA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강정호는 김도영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내놨다. 현재 기량만 유지한다면 미국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재차 MLB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오타니 소속사' 대표가 김도영 보러 직접 찾아왔다?
그러던 중 세계 최고 야구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소속사로도 유명한 'CAA스포츠'가 김도영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KIA 훈련장을 찾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CAA스포츠는 야구, 축구 등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다루는 미국의 최대 에이전트사다.
KIA 심재학 단장은 11일 "미국 CAA스포츠 대표가 우리 캠프를 방문해 김도영을 보고 갔다"고 밝혔다. 야구 부문 대표 에이전트는 네즈 발레로다. 발레로 대표는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인 '10년 총액 7억 달러' 계약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단 MLB 도전을 위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창)을 신청하려면 KBO리그에서 최소 4시즌은 더 뛰어야 한다. 그 사이 병역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LA 올림픽 등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해야 2028년 시즌 후 빅리그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김길리 "김도영 선수 기운 받으려고"…김도영 "저를 '샤라웃'"
김도영의 이름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언급됐다. 이번 대회 2관왕을 달성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길리(성남시청)의 입을 통해서다.
김길리는 지난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3초78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도영이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 때 펼치는 세리머니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새어 나왔다. 김길리는 KIA의 열혈 팬으로도 유명하다.
귀국 후 인터뷰에서 김길리는 "KIA가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서 그 기운을 받고 싶었다"며 "김도영 선수가 세리머니를 했는데 저와 동작이 비슷했다. 그 기운을 받아 가려 했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김도영도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김도영은 KIA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변우혁이 "쇼트트랙에서 너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말하자, 김도영은 "팬들이 보내줘서 알고 있다"며 "김길리 선수가 KIA 팬이셔서 저를 샤라웃(shout-out) 하신 건가?"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길리는 해당 영상을 캡처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비시즌이지만 김도영의 이름이 쉼 없이 불리고 있다. 그만큼 슈퍼스타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는 반증이다. 김도영은 1차 캠프가 끝나면 18일 미국에서 출발해 선수단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20일에는 일본 오키나와로 2차 캠프를 떠난다. 오키나와에서는 이달 21일부터 3월 4일까지 실전 체제 훈련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