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군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구체적인 행정 명령이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진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될 것이다"며 "알루미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비슷한 관세를 부과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상호성을 갖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한다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기업들의 대미(對美) 수출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향후 여기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8년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철강 제품이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한국은 당시 협상을 거쳐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 수준인 263만t까지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았다. 당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선별적 면제를 받았다.
업계는 "구체적인 행정명령이 나와야 대응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다만 꾸준히 거론되었던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 등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미국 제철소 설립을) 지금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투자 의사 결정이 나오면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도 이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진출 방안을 묻는 질문에 "투자비가 높고,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수입 철강에 대한 25% 일괄 관세가 현실화 된다고 해도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물량 중 일부가 미국 철강 업체로 들어가긴 하겠지만 미국 철강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 상향 조정 등을 통해 흡수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전례를 감안하면 관세 부과 조치가 막판 유예 될 가능성도 있어 행정명령이 확정된 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