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송대관을 향한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고인의 별세일이 어머니 기일과 같아 먹먹함을 자아내고 있다.
송대관은 지난 7일 오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공교롭게도 고인이 세상을 떠난 날은 그의 어머니 故 국갑술 여사의 기일이기도 하다.
고인의 어머니는 뇌출혈로 투병하다 지난 2016년 2월 7일 오전에 별세했다. 2013년 아내의 부동산 투자 실패로 280억 원의 빚을 떠안고 월세 생활을 하던 중 맞이한 비보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은 지난 2021년 방송된 MBN '특종세상' 507화에 출연해 어머니의 봉안당을 찾았다. 그는 "떠난신지 몇 년 됐는데도 늘 그립고 죄송하다"며 "뭘 다 못 해준 것만 생각난다. 죄송한 건 늘 곁에 있어 주지 못하고 간간이 얼굴 보여드린 것"이라며 자책했다.
이어 "(어머니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면 '야야. 조금 더 있다가 가라. 뭐가 그리 바쁘냐'며 못 가게 소매를 잡던 어머니가 떠오른다"며 울먹였다.
고인의 어머니는 생전 아들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세상 무엇보다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을 통해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낙이었지만, 결국 그의 복귀 무대는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해당 방송에서 아내를 향한 각별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8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을 함께한 아내에게 "내 아내처럼 날 위해 헌신하고 산 사람은 없다"며 "아내가 없으면 이 자리에 없다. 어디서 폐인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아내가 불쌍해서 더 씩씩하게 살아주고 있다"며 "내가 눈물을 흘리면 그 사람은 통곡할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빈소에는 늦은 저녁까지도 가요계, 연예계 동료와 후배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태진아는 "이제 방송에 나가서 '송대관 보고 있나' 이런 얘기도 편하게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쪽 날개를 잃은 기분"이라며 슬퍼했다.
고인은 지난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했다. 그는 △해뜰날 △유행가 △네박자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서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한 가수로 평가받는다.
이어 1970년대부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며 태진아, 설운도, 故 현철과 함께 '트로트 사대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송영근 선생의 손자인 것이 2012년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영결식은 오는 9일 오전 9시 30분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전 11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