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표.'
일본 출신 메이저리그(MLB) 레전드인 스즈키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외려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 이후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여부가 더 조명됐다.
지난달 투표 결과가 나왔다. 이치로는 전체 394표 중 393표를 얻어 득표율 99.75%를 기록했다. 득표율 75%만 넘으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이치로는 넉넉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만장일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도 동반했다. 이치로는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MLB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게 투표하지 않은 1명을 집으로 초대해 술 한잔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치로에게 가지 않은 1표의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5일(한국 시간) 올해 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 참여한 모든 인원 중 321명의 투표 내용을 공개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무기명이 원칙이다. 다만 자신의 동의 하에 투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있다. 투표권은 MLB를 10년 이상 취재한 BBWAA 소속 취재 기자에게 주어진다.
투표 내용을 공개한 투표자들 중 이치로에게 표를 주지 않은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이치로에게 표를 주지 않은 1명의 범위는 73명으로 좁혀졌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하며 MLB에 데뷔했다. 2019년까지 통산 19시즌을 뛰며 2653경기 117홈런 3089안타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타율은 0.311, OPS(출루율+장타율)는 0.757을 생산했다.
MLB 통산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의 보유자다. 특히 2004년에만 안타 262개를 때리며 놀라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치로는 MLB에서 뛰며 타격왕 2회, 올스타 10회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치로에게 가지 않은 1표는 아직도 미궁 속이다. 주인공이 밝혀지려면 당사자가 직접 공개하는 수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 행사는 7월 MLB 명예의 전당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