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의회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대통령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런(비상계엄) 조치를 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과 약 30분가량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번 계엄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면담에서 국민의힘에 "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줄 수 있는 역할을 부탁했다"며 "또 (윤 대통령이) 여러 국제 정세,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나라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많았다. 안보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경제의 어려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굉장히 걱정이 많으셨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우리 당이 좀 하나로 뭉쳐가지고 또 국민들의 마음을 잘 모을 수 있도록 해서 나라를 잘 이끌어 가는 데 당의 역할을 좀 많이 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계엄을 왜 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좀 있었다"고 했다.
'당이 윤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그렇지는 않고 어쨌든 당이 분열돼 있는 모습 보이지 말고 일사분란하게 잘 가 달라는 취지였다"며 "그러니까 본인 방향에 끌고 간다는, 이런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었다"면서도 "교도관이 입회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시간도 제한이 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이 직무 정지가 돼 있을 뿐 우리 당 출신 대통령이니까 당연히 나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야당의 어떤 의원님이 왜 구치소까지 찾아가느냐고 그러는데 구치소에 집어넣었으니 구치소를 찾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조기 대선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묻는 질문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다음에 누군가가 이야기했듯 사면 이야기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