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자 센터장 "아이돌보기 힘드세요? 저희한테 맡기세요"

<로드인터뷰_사람꽃>노형중앙교회 장인자 집사(제주도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장)
제주특별자치도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지난해 개소
만 12세까지 아동이 돌봄 대상
맞벌이 가정 양육 공백, 긴급한 상황 때 유용하게 활용
"나그네에게 길을 밝혀주는 자" 주신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

장인자 센터장. 김영미PD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1월 11일, 18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노형중앙교회 장인자 집사(제주특별자치도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장)

◆김영미> 제주특별자치도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소개를 먼저 해주세요.

◇장인자> 센터의 이름도 낯설고 무엇을 하는 지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아이돌봄 광역지원센터는 부모의 맞벌이 등의 사유로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그렇게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저출산 해소에 기여하는 여성가족부 저출생 사업을 지원하는 센터입니다.

간략히 아이돌봄서비스는 맞벌이 가정에 양육 공백이 생길 때, 또는 긴급하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을 때,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아이돌보미가 직접 찾아가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김영미> 언제 생긴 건가요.  

◇장인자> 2007년에 아이돌보미 지원사업이 실시됐고요. 2008년에 확대됐습니다. 2012년에는 아이돌봄 지원법이 처음 제정되면서 제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서귀포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위탁을 받아 아이돌봄 지원사업을 시행하게 됐습니다.
 
최근 들어 저출생 위기가 발생되면서 아이돌봄 지원사업이 정부의 국책 사업으로 전환됐고, 아이돌봄 서비스 질을 강화하면서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국에 아이돌봄 광역지원센터를 개소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는 광역지원센터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2022년 4개소, 23년에는 4개소, 2024년에는 제주를 포함하여 7개가 개소됐고 올해 서울시가 광역지원센터로 개소되면서 울산시를 빼고는 16개의 광역지원센터가 개소됐습니다.
 
사실 초창기에는 아이를 출산하고 경력단절이 생긴 여성들을 위해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여성인력창출 사업이었기 때문에 아이돌보미는 경력과 학벌을 제한받지 않고 누구나 신청해서 교육받으면 좋은 아동 양육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돌보미는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찾아가서 만 12세까지의 아동,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부모님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돌봐주고 있습니다.
 
◆김영미> 현재 아이돌보미로 활동하는 분이 얼마나 됩니까.

◇장인자> 현재 제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보미는 210명 정도고요. 서귀포는 100명 정도 계십니다. 아이돌보미 도움을 받고 싶어서 신청하고 싶은 분들은 먼저 본인이 살고 있는 주민복지센터로 가서 사회복지팀 또는 재가 복지팀의 담당 사회복지사를 통해 접수를 하시면 됩니다.
 
처음 주민복지센터에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시면 그 이후에는 컴퓨터 또는 모바일로 모든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4인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이 450만 원 이하일 경우 비용은 여성가족부 지원(90%)과 본인부담금(10%)으로 적용되는데요. 본인부담금(10%)인 1218원 중에서 제주도가 40%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한 시간에 73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됩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시간대와 요일, 365일 언제든지 신청 가능합니다.

◆김영미> 그럼 아이돌보미가 부족할 정도로 신청이 많을 것 같은데요.
 
◇장인자> 하지만 동일한 시간대 이용이 많아서 어려움도 있습니다. 모든 가정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와 아동들이 하교하는 3시에서 7시까지, 아이돌보미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제주도 전역에서 거의 같은 시간대에 신청해서 돌보미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용 대기자가 생겨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김영미> 아이돌보미 나름의 고충도 있겠네요.  

◇장인자> 그렇죠. 아이를 돌보는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요. 본인의 아이를 키우면서 안타까웠던 점들을 알기 때문에 더 잘 돌보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본인부담금 때문에 이용자가 하루 종일 아이돌봄 서비스를 편안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이용자들이 경제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횟수가 감소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거리와 중위소득에 따라서 이용자의 본인 부담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돌보미의 활동수당도 달라지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고정수입이 되지 않아 아이돌보미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주시 아이돌봄지원센터와 서귀포시 아이돌봄지원센터에서는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을 매월 양성할 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김영미> 아이돌봄 사업과 관련한 성과는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장인자> 제주도는 지난해 1월 1일, 15번째로 광역지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지금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개의 아이돌봄지원센터가 아무 문제 없이 이용자 가정에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집집마다, 아동마다 다른 성향을 갖고 있어서 선생님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돌보미 선생님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면 될지 공부하는, 역량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는 포럼도 하고 싶습니다. 정책적으로 제주에는 아직 아이돌봄지원사업에 대한 조례가 없는데요. 얼마 전에 제주여성연구원 정여진 박사님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다른 지자체는 조례 제정을 해서 지자체별 지역화된 돌봄을 계획해서 도정의 정책과 함께 통합 돌봄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전체적인 종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문제를 제기 하신거죠. 그래서 아동돌봄에서 전문성과 통합 돌봄의 보장을 포함한 모든 돌봄이 조례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포럼들을 통해 제주형 아이돌봄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센터의 미션과 비전. 장인자 센터장 제공

◆김영미>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장인자> 올해는 제주도민에게 저희 아이돌봄 사업을 홍보하는 기회를 많이 갖고 싶습니다. 도민들이 아이돌봄 사업이 뭔지 몰라서 아이를 맡기는 데 힘들어하고 또 아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키워줄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김영미>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센터장님의 신앙이 지금 하는 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장인자> 저는 제주 출신이지만 육지에서 30년을 살고 나서 입도한 지, 올해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신앙적으로 본다면 저는 영원한 집사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주님 안에서 저한테 주어진 달란트는 개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주님은 주님이 하고 싶은 일을 제가 알아서 손과 머리와 제 몸으로 일구게 하시는 주인이십니다.
 
사실 저희 집안은 불교 집안으로 유명했는데요. 할머니께서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되는 해, 어느 날 저와 오빠의 손을 잡고 옆집에 살고 있는 교회 장로님 댁을 방문하셨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장로님께 손주들을 교회에서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장로님은 놀라면서 아들, 며느리가 알면 어떡하냐고 했지만 할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좋은 말 좋은 글을 많이 들어야 좋은 행동을 할 수 있고,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교회가 우리 손주들에게 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우는 시기였지만 교회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목사님의 다정한 목소리로 성경 말씀도 듣게 하시면서 저를 성장시켜 주셨습니다. 아마 처음 교회에 장로님의 손을 붙잡고 간 주일이 부활절이었던 같습니다. 제 손에 주어진 달걀 두 개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른손의 달걀을 목사님께서, 왼손의 달걀을 장로님이 집어주실 때, 저는 교회에서 인정받는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교회를 다니면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서 중‧고등부 활동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새벽 4시가 지나면 교회 종소리를 듣고 교회 가서 기도하고 다락방에서 등교 전까지 공부하던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 성적도 아주 좋았습니다.

◆김영미> 어느 교회를 다녔나요.  

◇장인자> 저는 남원교회 출신인데요. 서귀포 시골이라서 그랬는지, 눈이 많이 오던 성탄절 전날에는 다른 집의 문을 두드려서 찬송가를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육지로 가서 공부를 하면서 저도 길을 잃은 양이 되고 말았죠. 석사, 박사과정까지 그 힘든 시간들을 길 잃은 양으로 살았습니다.
 
근데 2005년도 아주 힘든 어느 날, 한밤중에 지하철을 내려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십자가가 갑자기 딱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 교회로 무작정 가서 2시간 동안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저를 인도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자연계 출신의 수학 족집게 과외를 할 정도로 이과에 적합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나그네에게 길을 밝혀주는 사람이 돼라'는 말씀을 주셔서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김영미> 거부하지 않고 주님이 가라는 대로 따르신 거네요.
 
◇장인자> 네. '믿어라 그리고 말씀대로 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말씀대로 살라고 하고, 나쁜 짓 하지 말고 십계명 기억하며 선하게 살라고 권면했습니다.
 
내가 하나를 양보하면 언젠가는 나한테 10배, 100배 천국 가는 문이 열릴 거라고 얘기하고 저도 그렇게 살려고 했습니다. 그래선지 주님은 항상 개척의 달란트를 주셔서 처음 사회복지사로 활동할 때도 못 질부터 하면서 시작했는데요. 제주에 왔을 때도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망치질하며 공립지역아동센터와 가족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이후에 아이돌봄 광역지원센터로 올 때도 텅 빈 공간을 못 질 하면서 공간을 채우고 직원들을 채용했습니다. 힘들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며 기쁨으로 감당했습니다.  

◆김영미>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참 감사하게 감당하고 있군요.
 
◇장인자> 사랑을 가지고 주님 말씀 안에서 행동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돌보미 선생님들도 입으로 교회를 믿어라 성경책 읽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사랑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보슬비에 옷이 젖듯이, 선생님이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다 보면 그 아이도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좋은 생각, 좋은 말씀. 좋은 행동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더라고요. 선생님들이 주님을 섬기듯 아이들을 양성하면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주님 안에서 양육되는 아이가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김영미> 이렇게 열심히 살았고, 주신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는데요. 신앙 안에서 열심히 일해온 지난날들이 센터장님 삶에는 어떤 변화를 줬는지 궁금합니다.  

◇장인자> 저도 아이 셋을 둔 다자녀 엄마입니다. 근데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항상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엄마라고 합니다. 저희 아이들 둘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요. 세 명 모두 자기주도 학습이 너무 잘 됐습니다. 저는 방임이 아닌가 싶었지만 아이들은 24시간이 부족한 저를 보며 항상 저렇게 열심히 잘 살아야 하는구나를 느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자기도 뭔가 일을 하나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또 뭔가가 좌절될 때는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지금 막내는 여자이지만 하사관으로 있고, 교회도 다닙니다. 하사관 시험을 보러 갔다가 십자가가 크게 보였는데, 엄마와 어릴 때 교회를 갔던 기억이 나더래요. 그때 교회를 가서 지금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주님 말씀대로 그냥 놔두면 우리 아이들은 다 스스로 자기 갈 길을 가더라고요. 제가 길 잃은 양이 됐을 때, 다시 잡아주신 주님을 생각하면 우리 자녀들도 잘 믿는 부모 밑에서 다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김영미>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 나눠주시겠어요  

◇장인자> 행복을 같이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아이돌봄 사업이거든요. 그래서 이 행복을 제주 도민들에게 다 나눠줘서 점점 출산율이 높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우리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아이들을 방임하지 마시고 이런 서비스를 이용해서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그런 엄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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