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포고령' 보며 웃었다는 尹…박단 "제정신 아냐"

23일 헌재 탄핵심판 尹대통령-金 전 장관 질의·답변 관련
"누군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장난인가…미친 자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 사태' 당시 발표된 이른바 '전공의 포고령'을 보며 "웃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가운데 전공의단체 대표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모두 제정신이 아니라고 맹비난했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구속 중인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헌재 4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선 김 전 장관과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바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전날 밤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페이스북)에 당일 탄핵심판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사링크를 공유하며 "웃어?"라고 어이없다는 듯 반문했다.
 
또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전공의와 관련해 명시된) '처단'이라는 단어가 '허허' 웃을 거리인가"라며 "누군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게 다 장난인가. 할 말이 따로 있지"라고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둘 다 제정신이 아니구나"라며 "미친 자들"이라고 적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밤 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앞서 계엄사령부는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포고령 1호를 발표했는데, 이 중 '전공의 처단'을 시사한 5항이 가장 큰 논란이 됐다.

이 조항은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규정해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전날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장관을 향해 해당 포고령을 두고 "'법적으로 검토해서 손댈 건 많지만 어차피 계엄이란 게 길어야 하루 이상 유지되기는 어렵고 그러니까, 국가 비상상황이 국회 독재에 의해 초래됐으니 포고령이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상징적 측면에서, 이게 아무리 법규에도 위배되고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집행 가능성도 없지만 그냥 놔둡시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나뒀는데 기억이 혹시 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이 "대통령께서 평상시보다 꼼꼼하게 안 보시는 걸 느꼈다"고 답하자, 윤 대통령은 말을 끊고 "어쨌든 이거는 실현 가능성, 집행 가능성이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놔두자고 얘기한 것으로 기억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장관에게) 전공의는 (포고령에) 왜 집어넣었냐고 웃으면서 얘기하니 (김 전 장관이) '이것도 계도한다는 측면에서 그냥 뒀습니다'라고 해서 저도 웃으면서 그냥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이 안 나냐"고 재차 질문하기도 했다.
 
계엄 포고령에 특정 직역을 명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특히 '처단(處斷)'이란 감정적 단어가 야기한 파장이 매우 컸음을 고려하면, 위법성을 사전에 인지한 듯한 윤 대통령이 이를 보며 '웃었다'거나 '그냥 놔뒀다'고 표현한 대목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계는 내란사태 이후 의·정 대화 채널을 연이어 탈퇴하는 등 '보이콧'으로 맞서 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의료계와 의학교육계에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에 대한 비상계엄 포고령 내용은 정부의 방침과는 전혀 다르다"며 "포고령 내용으로 상처를 받은 전공의 분들과 의료진 여러분들께 진심어린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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