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의 역대급 유행 등 각종 호흡기감염병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일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해 '감염병대응위원회'를 꾸려 즉각 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최근 호흡기감염병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비해 대폭 증가했고 실내 활동이 많아져 감염 확산세가 줄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의료대란 사태'가 해를 넘겨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보건의료 전문가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산하 대응기구를 구성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2020년부터 3년여 간 지속된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도 협회 내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가 존재했으나,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특정 감염병만을 타깃팅한 전문위라는 한계점이 있었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이에 지난 17일 개최된 의료계 신년 하례회에서 '모든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가능토록 해당 위원회를 확대 재편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일 행사에서 김택우 의협 회장은 "긴 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 등 호흡기질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국민 여러분의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며 "의협은 감염병대응위를 구성·운영해 겨울철 호흡기감염병 유행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까지도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대응으로 국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보건의료 정책을 선도하며 의료전문가단체로서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김 회장의 방침과 상통하는 행보로 보인다.
감염병대응위원회를 이끌 초대 위원장으로는 감염내과 전문가인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교수가 임명됐다.
의협은 의료계 내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하겠다며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전문가 자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개인 위생에 더욱 각별히 신경써줄 것을 요청하며, 발열·기침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히 인근 의료기관을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독감 의심환자는 전국 의원급 외래환자 1천 명당 86.1명으로, 당국이 설정한 2024~2025절기 유행기준(1천 명당 8.6명)의 10배 이상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