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없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았던 그룹 빅뱅 출신 배우 최승현(탑)이 11년 만에 은퇴와 관련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최승현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적절한 시기를 찾아서 신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대 때 찬란한 영광을 누리며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너무나도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추락과 몰락을 겪다 보니 제 스스로 어둠의 끝까지 갔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SNS를 통해 표현하게 됐다"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 팬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배신감을 드렸다. 경솔했고 너무도 후회스럽고 평생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현은 당시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깨어나 보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저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과 수치심, 그리고 모든 것이 피폐했다. 물론 그것 또한 저의 과오"라고 말했다.
앞서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의경으로 군 복무 중 혐의가 적발되면서 강제 전역 조치, 남은 기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쳐야 했다.
이 같은 파문으로 소속 그룹 빅뱅에서 탈퇴한 최승현은 SNS에서 팬들과 설전을 벌이다 돌연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최승현을 캐스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일었다. 최승현도 중도 하차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기사가 나와 시끄러웠을 때는 중요한 작품에 내가 또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견딜 수 없어서 중간 하차까지도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시간을 많이 들여 준비한 캐릭터고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기회를 주셔서 저도 용기를 내게 됐다"고 강조했다.
엇갈린 연기 반응에 대해선 "이렇게 크고 위대한 작품에 피해를 드리는 거 같아서 속상한 마음이 컸다"며 "저 때문에 (캐스팅 관련) 오해를 받는 선배님들에게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최승현의 연기 논란과 관련해 이는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황 감독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과했다고 하면 오케이를 안 하고 다시 시켰을 것"이라며 "타노스는 갈 데까지 가는 캐릭터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극명한 호불호가 나오는 건 제 극단적인 선택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승현은 끝으로 "지난 7, 8년간 사회생활을 단절한 채 집과 음악 작업실에만 왔다 갔다 했다"며 "목적이 있는 작업은 아니었다. 음악을 통해 저라는 사람의 존재와 목적을 깨닫고 조금씩 어둠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그는 "평생 반성하며 누구보다 건실하게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