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티 타임'도 없이 조사 들어간 공수처…尹 '묵비권'[영상]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주체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나가 있는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구연 기자!

[기자]
네, 공수첩니다.

[앵커]
지금은 공수처의 조사가 진행 중인가요?

[기자]
오전에 이어 오후도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대통령이 탄 차량으로 추정되는 경호처 차들이 공수처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52분입니다. 현직 대통령 신분 때문에 윤 대통령은 철통 보안 속에 청사로 들어갔고, 오전 11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오전 10시 52분에 도착했는데, 11시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면, 사실상 곧바로 시작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한 조사에서는 예우 차원에서 기관장이 잠시 티타임을 하는 관례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시간 없이 공수처가 곧바로 조사에 돌입한 모양샙니다. 조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고, 70분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다시 2시 40분부터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휴식 시간에 도시락도 제공됐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이 식사를 했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사는 애초 비상계엄 TF 팀장인 이대환 부장검사나 차정현 부장검사가 담당할 것으로 관측됐는데, 오전에는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직접 조사를 담당했고, 오후에 이대환 부장이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측에서는 변호사 1명이 입회에 조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사 장소는 공수처 3층 영상조사실이지만 윤 대통령이 영상녹화는 거부해, 녹화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사실 맞은편에는 윤 대통령이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앵커]
체포영장 집행도 힘들었지만, 사실 지금부터가 본게임이잖아요. 공수처, 조사 준비는 잘 돼 있었습니까?

15일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에서 하차한 인원들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수사처로 들어서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

[기자]
공수처는 지난 1차 체포영장 집행 때부터 이미 조사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오늘 2차 영장 집행 전까지 추가적인 수사와 법리 검토 등으로, 200쪽 넘는 분량의 질문지도 준비했다고 합니다. 또 윤 대통령과 함께 내란을 모의하고 주도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의 수사 기록도 검찰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검토도 마쳤습니다.

[앵커]
조사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윤 대통령이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예상했던 대로, 진술 거부, 즉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조본의 체포영장이 불법이고,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도 없기 때문에 이번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수사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공수처는 체포영장 발부에 법적 하자가 없고, 윤 대통령의 묵비권 역시 예상했던 상황이어서,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 필요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체포 이후 윤 대통령 측에서 별도의 입장을 전했죠?

15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보수단체 등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

[기자]
맞습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오늘 오후 2시 50분쯤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핵심은 공수처가 향후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원래 공수처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석동현 변호사
"공수처가 구속영장 청구 단계부터라도 공수처는 관할이 없는 서부지법이 아니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청구하는 등 정당한 법 절차를 지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공수처는 구속영장 역시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주소지 관할 법원이 서부지법이기 때문에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 청구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오늘 늦은시간까지 조사가 진행될까요? 조사 이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사가 끝나면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이 혼자 머물 것으로 보이는 구인피의자 대기거실에는 난방기구나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고, 침대 없이 모포 등이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곳에서 일단 수면 등 휴식을 취한 뒤 내일 오전부터 다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수처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심야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새벽까지 조사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또 내일 헌법재판소의 두 번째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수처는 '지금 상황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네. 김구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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