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보고서에 담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상당량의 대화 중에는 경남지역 주요 정치인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과 명씨 사이에서 거론된 인물은 박완수 경남지사와 윤한홍 국회의원이다.
윤석열-명태균 대화 2021년 7월말 8월초 박완수·윤한홍 등장
15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지난해 11월 4일자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각각 나눈 카카오톡 및 텔레그렘 메시지 대화는 280개다. 이중 경남지역 중심으로 보면 윤 대통령은 명씨와 대선 전 박완수 지사(당시 국회의원)와 윤한홍 의원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인 지난 2021년 7월 31일자 SNS 메시지를 통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소를 물어봤고 명씨는 김 전 의원장의 주소를 전달했다. 이어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완수(경남지사)는 윤한홍(의원)과 경남지사 선거를 두고 라이벌 관계이고 전화하면 도와준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박완수 지사의 연락처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8월 1일 명씨에게 "(박 지사에게) 전화했고, 반가워하더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가 건넨 박 지사의 연락처를 받고 윤 대통령이 통화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윤석열 전 총장 국민의힘 입당'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전송하자 윤 대통령이 '체리따봉' 이모티콘을 전송했다.
명, 김 여사에 "윤총장 전화왔다, 고맙다"는 박완수 메시지 전송
명씨는 같은날 김 여사에게 자신과 박 지사가 나눈 메시지 대화 내용을 캡처해 사진을 전송했다. 사진에는 박 지사가 명씨에게 "명대표, 우리 당을 위해서 수고많다고 이00으로부터 잘듣고 있다"며 "나도 많이 도와달라, 윤총장 전화왔다, 고맙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통화 직후 박 지사는 자신이 직접 밝힌 대로 지난 2021년 8월초 윤 대통령의 서울 자택에서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지사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명씨 소개가 아니라 '제3자'를 통해 윤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尹, 박 지사 믿을 수 없는 친구…명, 진주 방문 윤한홍 시켜야
윤 대통령은 또 2021년 9월 13일~16일까지 사흘간 명씨와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의원들에게 전해들은 내용'이라며 "박완수는 측근인 도의원에게 11월 5일까지는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했으므로 믿을 수 없는 친구"라고 의심했다. 2021년 11월 5일은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 선출날이었다.명씨는 이어 윤석열 후보 지지 경남지역 국회의원 여부 텍스트를 윤 대통령에게 전송했다. 여기에는 박완수, 윤한홍, 정점식, 김태호, 강기윤, 서일준 등 의원 6명이 지지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지 유보나 타 의원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명씨는 또 "진주 중앙시장 방문시 윤한홍 의원을 시켜 조규일 진주시장과 강민국 의원을 꼭 안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예"라고 답신했다.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경북경남방문일정계획안' 문서 사진을 전송하자 명씨는 '감사하다'고 답변 후 창녕농협조합장 연락처를 윤 대통령에게 전송했다.
9월 17일~10월초 명, 홍준표 고향 방문 기사 전송…尹 '체리따봉'
이후 명씨가 9월 17일부터 24일 사이 윤 대통령의 경남 창녕 지역 방문 관련 언론보도 자료를 전송하자 윤 대통령이 '체리따봉' 이모티콘을 보냈다. 기사 내용은 윤 대통령(대선 후보)가 홍준표(후보) 고향 창녕군을 방문해 지역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 선출을 두고 1, 2위를 다투던 시기였다.명씨가 또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인의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 관련 언론보도를 전송하자 윤 대통령이 '체리따봉' 이모티콘으로 답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재명 관련 여론조사 기관' 4개 기관을 특정한 텍스트 및 홍준표 캠프 관련 여론조작 의혹 등을 기재한 텍스트를 명씨에게 전송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오후 2시 공표 예정이고 기사는 오후 5시에 나올 예정인데 그때까지 보안유지 부탁드린다"라고 하면서 같은해 9월 23일자 여론조사 결과보고서(공표)를 보냈다. 이후 비공표 여론조사를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후 10월초 사이에 비공표 여론조사를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