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군 관계자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구속기소)은 14일 국회 국조특위 기관 보고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으로부터 "왜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를 통해 추가 출동을 파악하라고 (지난해 12월 4일) 오전 2시에 지시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지시한 적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4일 오전 1시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가 의결된 이후 시점에 왜 계엄사령관이 추가 출동 인원을 파악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박 총장은 그런 적 없다고 답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김 의원이 수방사 작전과장을 맡은 중령에게 "12월 4일 오전 2시경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추가 증원 요원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는가"라고 묻자 해당 과장은 "출동 가용 인원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박 총장이 4일 오전 3시경 계룡대 육군본부에 있던 육군 소속 참모들을 버스에 태워 계엄상황실이 있던 서울 합동참모본부로 호출한 상황에 대해서도 관계자들 발언이 상충됐다.
박 총장은 "3시에 육본에서 합참으로 오라고 승인한 것이 맞느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 질의에 "제가 정확하게 말씀을 못 드린다. 명확하게 누구에게 지시했다는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육군본부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나오는 당시 주요 상황 일지에는 "(4일) 03:00경, 합참 이동 여부 참모총장 최종 승인"이라고 적혔다.
해당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고현석 육군참모차장은 증언대에 서서 "사실대로 작성했느냐", "3시에 박안수 총장이 육본에서 합참으로 오라고 승인했다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했다.
고 차장의 답변 후에도 박 총장은 "제가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면서 "그 전날(3일) 제가 (육본 참모들에게) '다음 날(4일)까지 오라'고 지시한 것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고 항변했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여의도 국회로 출동했던 특전사 이상현 제1공수여단장과 말이 달랐다.
곽 사령관은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고 이 여단장에게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보안폰으로 (윤 대통령과) 통화하는 내용이 마이크를 통해서 전달된 것 같고 이를 이후에 알았다"면서 본인이 그런 지시를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여단장은 '곽 사령관이 직접 보안폰으로 전화하고 이상현 증인이 받았다고 하는데 맞는가'라는 질문에 "예"라는 답을 내놨다.
계엄에 동원된 부대들이 이날 국조특위에 제출한 기관보고 자료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정보사령부가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인원 투입을 준비한 정황을 보고하면서 '12월 3일 오후 10시경에 차량을 준비했다'고 기재한 점에 대해 "오후 5시경에 정보사가 차량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보사가 허위보고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명수 합참의장은 계엄 사태와 과거 군의 군사적 활동이 결부돼 제기되는 '외환 유치'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김 의장은 "북풍이라든가 외환 유치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렇게 준비하거나 계획하거나 그런 정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없다"며 "외환이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군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군이 이번 내란 사태에 활용된 것에 대해 합참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 지적에 김 의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