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 또 尹관저앞 출동…지도부는 '거리두기' 시동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또다시 관저 앞을 찾아가 이를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저지 모임'은 규모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현직 의원이라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당 내부의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기류도 영향을 미쳤다. 탄핵 심리가 시작된 데다가, 대통령이 체포돼 구체적인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더 이상 방어가 어렵다고 보는 목소리가 많다.

아울러 여당은 자체 특검안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과의 협상용이고 이탈표 방지가 목적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을 겨냥한 셈이라 이를 기점으로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성동 "자체 특검법 발의하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어제 법사위를 통과한 더불어민주당의 반헌법적 외환특검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요청에 따라 야당과의 특검법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자체 특검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며 "헌법파괴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독소조항을 제거한 우리 당 특검법을 제시해 준 만큼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내란외환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 계획과 윤 대통령 체포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특검법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과의 협상을 거부한다면 최 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특검법에는 야6당이 발의한 안과 비교해 내란 선전·선동죄와 외환죄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주로 12.3 계엄 선포 당시 군 병력의 출동과 정치인 체포 의혹 등이 수사 범위에 담겼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계엄 사전모의 의혹도 포함될 예정이다.

특검 임명 절차와 관련해선 야권이 주장하는 대법원장 추천 방식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보고, 법원행정처장이나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탈표 방지' 명분…속내는 '尹과 거리두기'?

권 원내대표는 여당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한 이유로 '당내 이탈표 방지'를 들었다.

그는 "당의 기본 입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각종 특검을 반대하는 거지만, 이번 내란특검법은 위헌적 독소조항이 너무 많다"며 "그대로 통과될 경우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놀아나는 꼴이 될 수 있단 게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란특검법 재표결 당시 108명 중 6명이 이탈해 찬성했다. 언제 2명이 더 이탈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민주당 내란특검법이 통과되면 더 큰 재앙이 온다"며 "원내 지도부 입장에선 최악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선택하자는 고육지책으로 법안을 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특검법 내용이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이를 발의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윤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체포돼 구체적 범죄 사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하면 여당 입장에서도 방어가 어려워질 것이라 보고 거리두기에 나선 셈이다. 지금의 높은 지지율이 한 순간에 '거품' 처럼 빠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與 일부 강성 의원들, 또 관저 앞 출동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등 의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의 '거리두기' 기류와는 달리 일부 강성 의원들은 이번에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을 찾아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일 1차 체포영장 집행에는 44명의 여당 의원들이 관저 앞을 지킨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여당 관계자는 "(관저를 찾아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버티기에 들어가고 본인들이 (관저를) 찾아가면서 지지율이 올랐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등 점령군 행세를 하니까 반사이익으로 올라간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가 윤 대통령과 함께 묶여서 올라가는 '커플링'(동조화 현상) 상황이라, 대통령이 체포되면 함께 급락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지지율 상승 원인을 잘못 짚고 '대통령 지키기'에 전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성동 원내대표 또한 최근 연이어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들께서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지지해 주시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것"이라며 "자만해선 안된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관저 앞을 찾는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제지는 없는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님들의 그런 행동은 각자가 헌법 기관으로서 판단한 사항"이라며 "지도부가 가라, 가지 마라 할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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