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이 MLB 꿈 이뤘다…이정후 "김혜성? '박지성' 같은 선수"

키움 시절 이정후와 김혜성. 연합뉴스

'절친'의 맞대결은 성사될까.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LA 다저스)은 지난 2017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키움 히어로즈의 ​1, 2차 1라운더로 지목됐다. 1998년 8월생인 이정후와 1999년 1월생인 김혜성은 학창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는데, 프로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뛰게 됐다.

두 선수는 KBO리그를 평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이정후는 프로 첫 시즌 신인왕에 오르며 슈퍼스타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2022년에는 한국 최고 타자로 거듭났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최고가 됐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뛰던 7시즌 동안 65홈런 515타점 59도루를 작성했다. 통산 타율은 0.340, OPS(출루율+장타율)는 0.898을 올렸다.

김혜성은 수비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8시즌 통산 성적은 37홈런 386타점 211도루 타율 0.304 OPS 0.767이다.

두 선수 모두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 문을 두드렸다. 먼저 이정후가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정후는 지난 2023년 말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김혜성도 뒤를 따랐다. 이정후보다 1시즌 더 KBO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뒤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출국하는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김혜성과 빅리그에서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5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 자리에서 이정후는 김혜성의 MLB 진출을 무척이나 반겼다. 이정후는 "혜성이와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같이 뛰었다. 또 같은 팀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기억 가지고 있는 친구"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같이 미국에서 뛰게 돼서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친구의 꿈의 무대 입성에 아낌없는 박수도 보냈다. 이정후는 "친구로서 좋은 팀에 가서 축하한다고 연락도 했다"며 "혜성이가 미국으로 가기 전에도 만났다. 포스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김혜성의 다저스 진출을 위해 이정후가 조언도 해줬다고 한다. 이정후는 "팀을 결정할 때도 저한테 물어보고 했다"며 "생활적인 것은 물론, 다저스의 선수층과 스타일 등을 알려줬다. 제가 아는 정보는 다 줬고, 혜성이가 좋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2025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13차례 대결한다.

가장 빠른 일정은 6월 14일부터 시작되는 3연전이다.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16일까지 3경기를 벌인다. 이후 7월 12일~14일, 9월 13일~15일에는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두 번의 3연전을 치른다. 9월 19일~22일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시 4연전을 펼친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서로 같은 지구에서 만나게 됐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다저스와는 라이벌 관계다. 선수 소개만 나와도 야유 소리가 나오는 정도"라며 "홈구장에 따라 일방적인 응원이 들릴 텐데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당연히 승리는 양보할 수 없다. 이정후는 "누가 어떤 기록 세우든 상관없다. 그저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팀이 이기기만 한다면 기록은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혜성이와 같은 입장이다. 같이 힘내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정후는 김혜성을 '박지성 선배님 같은 선수'라고 비유했다. 이정후는 "빛나지 않아도 도움이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면서 "실력적으로는 제가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김혜성도 이정후에 이어 14일 미국으로 떠난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뛰어오던 두 선수는 이제 세계 최고 리그에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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