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에서 은퇴 콘서트를 진행 중인 가수 나훈아가 "왼쪽, 니는 잘했나"라는 발언으로 야권을 비판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열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그만 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라며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형제는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그랬다. 누가 어쩌고저쩌고 난리가 났는데 묻고 싶다. 지금 하는 꼬라지들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라고 전했다.
해당 발언이 보도된 후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12·3 내란 사태는 반헌법적 사태로, 양비론을 펼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인데 나훈아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가 좋아하는 나훈아 가수의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 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다. 그러나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것을 통제받는 독재 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러한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대단히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다. '우'도 문제지만 '좌 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지사는 "반국가적 행위에 대하여 국가수사기관들이 하루빨리 윤석열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리고 그 책임을 물어 정의를 바로 세울 일이지 양비론으로 물타기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은 결코 아니다"라며 나훈아를 향해 "문화가 아닌 비상시국 언급에서는 그 영향력을 생각할 때 좀 더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나훈아는 12·3 내란 사태 나흘 뒤인 지난달 7일 대구 공연에서도 시국 발언을 했다. 당시 나훈아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집회가 금지된다는 내용을 보고 '우짜면 좋노' 했다"라며 "새벽에 계엄 해제되는 걸 보고 술 한잔하고 잤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라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 원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초 은퇴 의사를 밝힌 나훈아는 '은퇴 번복'은 없다고 재차 알렸다. 그는 10일 공연에서 "사나이가 한 번 얘기했으니 끝"이라며 "씩씩하게 공연하려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