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육탄전 등에 대비한 막판 법리 검토 등에 나섰다.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2차 체포영장 집행만큼은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각오다. 대통령경호처가 또다시 차량을 동원해 진입로를 막고 경호 인력으로 '인간벽'을 세워 영장집행을 방해할 경우,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을 포함해 이대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 팀장 등 공수처 주요 간부들은 대거 출근해 근무 중이다. 2차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주말이자, 영장집행 전 마지막 주말로 보이는 만큼 조용히 각자 업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날 출근한 공수처 영장집행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는 법리 검토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경호원들에 대한 체포나 인명·재산 피해, 화기 사용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종합적인 법리 검토를 하는 것이다.
경찰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다. 50명 안팎의 공수처 인력으로는 경호처의 저지를 넘어설 방법이 없는 만큼 많은 경력이 2차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과 경호원 간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경찰의 체포작전에 발맞춰 공수처의 법리 검토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전날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사표로 경호처가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차장)으로 운영되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호처의 수장이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영장집행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경찰과 적절히 협의해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필요한 법리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집행 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2차 영장집행이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생각으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2차 집행에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지난 10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는 국회의원도 현행법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체포영장 집행에 헬기와 특공대 투입 등 필요한 모든 장비와 인력 투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날에 이어 이날 박 전 처장을 불러 조사 중이며, 경호처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도 소환조사하는 등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에 관여한 인사들을 상대로 고강도 조사도 벌이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경찰의 3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했다.
일각에서는 경호처가 화기를 사용하거나 대통령 경호 목적을 위한 체포권한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김건희 라인'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 체포용' 케이블타이 400개와 실탄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호처 안팎에서는 총기 등 무기를 사용하거나 영장집행 중인 공무원을 체포하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공권력 간 무기 사용은 큰 인명피해 등을 낳을 수 있는 데다, 처벌 가능성도 높아 극단적인 저항은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