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원들이 류희림 위원장과 연봉 삭감 문제를 두고 팽팽한 대치를 벌였다.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 소재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는 오전 10시부터 30% 연봉 삭감을 거부한 류희림 위원장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모여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어진 이번 시위는 점심시간을 맞아 류희림 위원장이 직원들과 맞닥뜨리면서 대치 상태로 흘러갔다.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 중에는 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회 과방위는 2억 2천만 원에 달하는 류희림 위원장의 연봉을 방심위원장인 '차관급'에 맞게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절감한 재원은 평직원들 처우개선에 사용하라는 부대의견을 의결했다. 그런데 이후 류 위원장이 이를 무시하면서 별도로 30% 삭감된 경상비 수습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직원들의 항의에 류 위원장은 국회가 명시한 액수보다 적은 10% 삭감을 결정했지만 이 역시 근거가 부족해 직원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요구했다.
라이브 방송을 보면 통로를 지나가는 류 위원장에 직원들은 "직접 설명하라"라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류 위원장은 보직 팀장, 사무총장 등을 앞세워 자리를 피했다. 이후 직원들이 통로를 열어주지 않고 계속 서있자 경찰에 신고를 넣었다. 출동한 경찰 8명은 양측 사정을 듣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심위를 떠났고 결국 류 위원장은 2시간 만에 직원들과 마주해 "노조 지부장과 사무국장에게 다 이야기를 했다"란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 김준희 지부장은 "류 위원장에게 삭감 10% 근거는 뭐냐고 물었더니 '내 마음'이라고 하더라"라며 "경상비 30% 삭감과 류 위원장 연봉 삭감은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번 경상비 삭감으로 임대료가 부족해졌을 뿐 아니라 기관 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국회에 사업비를 더 깎고, 경상비를 좀 덜 깎으면 안되겠냐는 부탁도 했는데 류 위원장이 과방위 부대의견을 무시하는데 어떻게 도와주느냐는 입장이었다. 결국 연봉 조정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직원들 역시 "직원들과 협의한 적도 없이 통보식으로 삭감 비율을 정했다", "조직이 망하게 생겼는데 (국회가 조정하라는 연봉을) 자기 마음대로 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 "직접 나와서 직원들 앞에 '내 마음'이라고 해보라" 등의 말로 항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