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레오 대전'이 다시 성사됐다.
작년 12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3라운드 경기. 1·2세트는 원정팀 현대캐피탈이 가져갔고, 3세트는 우리카드가 승리하며 4세트로 돌입했다.
승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세트. 초반부터 두 팀은 2점씩을 나눠 가지며 코트 위에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2-2로 맞선 상황, 현대캐피탈 최민호는 속공으로 득점을 따냈다. 그때 양 팀 외국인 선수들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우리카드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와 현대캐피탈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가 붙었다. 알리가 상대 코트를 보며 세리머니를 펼쳤던 것이 레오의 신경을 건드렸다. 분노를 참지 못한 레오는 상대 코트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
주심은 경기를 멈춰 세웠다. 레오와 알리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경전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경기에서 승리한 레오는 "알리가 상대를 흥분시키거나 조롱하게 하려고 행동했다"며 "도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레오의 행동을 지적했다. 결국 한국배구연맹(KOVO)는 두 선수에게 '반칙금 20만 원'의 제재를 내렸다.
코트 위에서 충돌했던 두 선수가 다시 만난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는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현대캐피탈은 후반기에도 매서운 기세를 이었다. 지난 7일 OK저축은행전을 셧아웃 승리로 집어삼키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주장이자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 허수봉은 이날 20득점을 터뜨렸다. 레오는 15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아시아쿼터 덩 신펑(등록명 신펑)도 10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17승 2패(승점 49)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대한항공(12승 7패·승점 39)과 승점 차가 10이나 된다.
현대캐피탈이 이날 승리하면 9년 만에 11연승도 달성한다. 작년 11월 28일 2라운드 OK저축은행전부터 이어진 10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있다. 구단의 11연승은 2015-2016시즌이 마지막이다.
원정팀 우리카드는 올 시즌 9승 9패(승점 23)로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부터 1위 팀을 만나지만 좋은 분위기로 후반기를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봄 배구를 위해서도 반드시 승점이 필요하다. 3위 KB손해보험(10승 9패·승점 29)이 지난 9일 한국전력전에서 승점 3을 챙기면서 우리카드와 승점 차를 벌렸기 때문이다. 또 5위 삼성화재(6승 13패·승점 23)도 언제든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격차를 유지 중이다.
새 외국인 공격수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 알리, 김지한이 이루는 삼각편대가 후반기 얼마나 화력을 뿜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니콜리치는 시즌 중 투입돼 현재까지 6경기를 뛰었는데, 초반 2경기에서는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그만큼의 득점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