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신년대담 오늘은 제주도정을 이끌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도 열심히 달려오셨는데 제주도를 이끈 소회와 자평한다면요?
◆오영훈> 지난 한 해 탄소 중립 정책을 발표하고, 환경에 대한 제주도 에너지 정책이 국제사회로부터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UN환경계획이 세계환경의 날 행사를 제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정부 차원에서는 탄소 중립 도시로 광역자치단체중 처음으로 제주를 선정을 했기에 매우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아직 확실하게 정리해내지 못한 게 있습니다.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관련된 주민투표 문제, 상급병원 지정과 관련된 절차적 과정을 아직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뼈아픈 대목입니다.
내란 음모 사태, 제주항공 참사가 있으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그로 인해서 제주를 찾는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13% 가까이 급감했다는 것은 2024년 경제의 흐름의 전망이 좋지는 않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탄핵 정국으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황에서 여전히 도민들은 불안감이 높습니다. 현재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오영훈> 탄핵 정국이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절차와 시스템에 따라서 도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고요. 국정도 당연히 그렇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들이 기대하는 헌법적 질서의 회복에 대한 요구 수준이 대단히 높은데 그 수준을 지금 따라가고 있냐 하는 데에 있어서는 의문점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하루빨리 공수처나 국가 경찰이 내란 업무와 관련된 수사를 조기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탄핵 인용의 절차도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헌정 질서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시켜주는 것이 국민들에게나 우리 지역 경제를 담당하는 당국자들에게나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탄핵 정국 속에서 도내 주요 현안들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현안해결 등을 위해서 어떤 노력하고 계시는지요?
◆오영훈> 물론 현안 해결을 하는 데 가장 큰 힘을 주었던 곳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실이었는데 대통령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거죠. 국무총리실과 행안부도 대행 체제이기 때문에 원활치 못한 거고요.
그렇지만 제주도와 관련이 있는 산자부나 환경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은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고 있기 때문에 담당 부처와의 실무 협의를 강화하면서 현안 해결을 위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투표와 관련된 부분 좀 결정이 늦어지고 있고, 중국 청도와 제주와의 새로운 무역 항로 개설 문제도 해양수산부 자체 판단으로는 어렵다라는 입장을 주고 있어서 저로서는 좀 답답한 상황이죠.
◇박혜진> 제주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이후 이른바 '제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찬반의견이 팽팽한 상황인데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지요?
◆오영훈> 이미 고시가 이뤄졌고 환경영향평가를 받기 위한 작업이 진행될 겁니다. 우선은 올 한 해는 사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는 1차적인 작업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요.
내년부터 어떻게 환경영향평가를 받아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 필요할 겁니다. 동의 과정도 필요할 거고요. 그 과정에서 제주도의 시간이 있을 거라고 보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그동안 시민단체가 제기했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혜진> 12.3 내란사태로 대통령 탄핵이 확정되고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상황이 전제된다면 제2공항 정책에 대한 재검토 여부도 나올 수 있을텐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영훈> 고시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재검토가 되기는 어려운 국면입니다.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제주도의 다양한 현안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양당이 제주지역의 현안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의제를 발굴해서 그 의제를 대통령 선거 공약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우선 중요하겠죠.
예를 들면 제주도에 기초자치단체를 설립하는 단순한 주민투표 요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행정 체제를 어떻게 더 혁신할 것인지에 대해서 제주의 경험을 살리면서 왜 분권 모델의 가장 먼저 도입했던 건 제주도거든요.
그런 성과를 어떻게 대한민국 전체의 분권과 균형 발전의 모델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고요. 예를 들면 1차 산업 분야에서 농산물 수급 관리 연합회를 제일 처음 만들었는데 이것은 대한민국 전역으로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를 제시할 수도 있는 거고요.
최근에 준비하고 있는 건강주치의 제도 같은 경우에도 저희들만 시범적으로 할 겁니다마는 시범 단계를 거쳐서 어떻게 하면 전국화 시킬 것이냐에 대한 과제들을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거거든요. 우리가 제시하는 아젠다를 가지고 대통령 선거의 공약 의제화에 성공하게 된다면 저는 더 큰 보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혜진> 12.3 내란 사태 여파로 행안부의 주민투표 실시요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오영훈> 아직 단정짓기가 어려운 부분이에요. 탄핵 인용 시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만약 2026년 7월 1일자로 새롭게 도입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1년 전에 관련 법률이라든가 방향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되거든요.
행정적으로 청사, 인력, 예산운용 체계 등 준비해야 될 것들이 있어서 1년 전에는 방침이 결정돼야 되는데 이 시기가 애매합니다. 탄핵 인용 시기가 빨라지면 대선 시기가 빨라지면서 일정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인용 시기가 조금 늦어지면 조기 대선 시기도 늦어지고 1년 전 시기와 비슷하게 중첩되는 상황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동시에 주민투표를 할 수 없도록 돼 있거든요. 그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거여서 탄핵 인용 시기가 나오게 되면 그에 따라 도입 시기의 문제와 주민투표 시기 문제에 대해서 행안부와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올해 경제 여건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오영훈>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GRDP 성장률은 4.6%, 2023년 성장률은 3%였습니다. 즉 3% 이상의 성장률을 지금 유지해 주고 있다는 거죠.
2024년 잠재 성장률도 대략 3~3.2%로 전망을 하고 있는데요. 다만 1차 산업이나 제조업 분야에 있어서는 수출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고 1차 산업 특히 농업 분야 같은 경우 농산물과 축산물에 있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가격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습니다.
다만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매출 타격이 생각보다 상당히 클 수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10%대의 감소를 보이고 있는데 1월 중 한 자릿수로 감소 폭을 줄이고 2월부터 증감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상반기 중에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전략이 통하게 되면 경제 성장의 축은 흐름을 형성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만약에 내국인 관광객 상황이 마이너스가 계속 유지되면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마이너스 상황이 계속되면 조기 추경을 통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 수밖에 없습니다.
◇박혜진> 주요 공약사업 가운데 상징기업 20개 육성 유치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오영훈> 상장 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IPO클래스 과정을 운영하면서 2023년에는 10개사, 2024년에는 6개사 총 16개사가 IPO 클래스 과정에 와 있습니다. 즉 한 회사에게 3년 동안 지원을 해 줄 수가 있는데요. 16개 사가 IPO 클래스 과정을 밟고 있고 그 기업의 경쟁력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출도 높아지고 있고 고용 인력도 늘어가고 있고 성장세가 분명하다는 게 확인되고 있어서 나름 성과를 내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지난해 주식시장에 대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예비 심사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아직 없습니다마는 올해 예비 심사 과정을 거치면서 상장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들이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 제주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오영훈> 지난해 4개 지구를 시범지구로 지정했고 사업지구에 대한 용역 사업이 진행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4개 시범 운영 지구에 대한 사업안들이 나왔는데 제주시 같은 경우에는 삼도이동 전농로에 보행자 중심 도로를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죠.
관련 예산도 확보가 됐고 올해 10월달 정도면 공사가 본격화되는 걸 볼 수 있지 않겠나 기대를 하고 있고요. 지금 30개 생활권역으로 나눴기 때문에 올해는 다시 8개 생활권역에 대한 사업지구 지정 작업이 있게 될 것 같습니다.
4개의 시범지구와 8개의 사업지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 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수 있고 시범 사업 지구에서는 변화되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올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새해에는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어 가실 계획인지 말씀해 주시죠.
◆오영훈> 첫 번째는 민생 경제 활력 대책입니다. 경제 상황과 관광객 입주 상황을 체크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는 제주가 되도록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필요한 경우 추경을 통해서라도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돌봄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제주 가치 통합 돌봄의 정책 수혜자가 4358명이나 됐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정책 수혜자가 생길 수 있도록 중위소득 기준도 85%에서 100% 이하로 중위소득 100% 이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요.
3가지 서비스에서 5가지 서비스로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갑자기 힘든 일을 당하는 도민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채워질 것이라는 점 말씀드리고요.
또 하나는 지난해 처음 시작했던 원격 협진 서비스를 서부보건소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4군데 보건소 서부, 동부, 제주시, 서귀포시 보건소에서 원격 협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즉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보건 진료소에만 가도 병원에 있는 의사 선생님과 원격 협진을 해서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거든요.
지난해 어르신들께서 상당히 좋아하셨는데 도 전역으로 확대하게 되고, 7월부터는 좀 더 발전시켜서 건강주치의 제도를 대한민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민의 안전과 건강에 또 돌봄에 있어서 새로운 신기원을 이루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