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사는 홍모씨는 지난 5월 신차 무상점검을 해준다는 전화를 받았다. 홍씨는 강모씨 등 2명으로부터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서 신차 무상점검과 함께, 네비게이션 장착을 권유받고 강씨에게 네비게이션 설치 대금으로 88만 8천원을 12개월 할부로 지불했다.
홍씨는 이들이 현대차 직원의 로고가 새겨진 복장을 입고 있는데다 현대오토넷의 계약서까지 갖고 있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현대오토넷은 지난 6월 현대모비스에 합병됐다.
홍씨는 그러나 제품 작동불량으로 7월에 교환을 요구했으나, 강씨 일행은 중고제품으로 바꿔준 뒤 잠적해 버렸다. 강씨 일행은 아파트단지에 주차된 신차 중 네비게이션이 없는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내 비상연락처를 보고 접근하는 수법을 이용했으며, 휴대전화는 대포폰을 사용했다.
박 모씨(가명)는 한 달에 7,400원씩 납부하고 나서 1년 뒤 전액 환불받은 방식으로, 10년간 네비게이션 무상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강씨의 말에 속아 덜컥 계약을 했다. 박씨는 계약 당일 계약 취소를 요청했지만, 위약금으로 20만원을 내야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현대모비스는 강씨 일행 외에도 현대모비스를 사칭하며 유사한 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이같은 사기사건이 잇따르자 "절대 방문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팝업창을 홈페이지에 띄우는 등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로고가 새겨진 복장을 하고 계열사를 사칭해 고가의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후 결제대금을 챙기는 사기사건이 발생해 현재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당사는 이런 식의 방문판매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4~2005년에도 비슷한 사기사건이 기승을 부려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